"3달 동안 못 이겨 죄송합니다"악몽의 89일' 끝낸 류현진 "죄송합니다, 팀이 이기면 상관 없는데..." 승리 후에도 고개 숙였다 [대전 현장]

"3달 동안 못 이겨 죄송합니다"악몽의 89일' 끝낸 류현진 "죄송합니다, 팀이 이기면 상관 없는데..." 승리 후에도 고개 숙였다 [대전 현장]

대전=안호근 기자
2026.09.09 01:0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8일 대전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89일 만에 시즌 9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전반기 8승 이후 10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으나 이날 효율적인 투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오랜 기간 승리를 올리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하며 남은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긴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긴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너무 오래 걸렸네요."

무려 10경기, 3개월 가량 승리가 없었다. 악몽을 끊어낸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이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9구를 던져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이 6점을 내며 6회를 끝으로 승리 요건을 안고 박상원에 공을 넘긴 류현진은 6-1 승리로 끝나며 시즌 9번째 승리(5패)를 따냈다.

전반기에만 8승을 따내며 평균자책점(ERA) 2.67로 전성기 수준 활약을 펼친 류현진이지만 그의 승리 시계는 지난 6월 11일 KIA전(6이닝 1실점) 이후 멈췄다. 이후 10경기 동안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했다. 잘 던지는 날엔 운이 따르지 않았고 한 이닝에 몰아 맞는 일이 많아 실점도 늘었다. 후반기에만 ERA 7.31로 부진에 빠졌다.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SSG전에서 5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고 2일 KT전에선 5이닝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이 쏟아지며 실점이 늘어난 게 아쉬웠지만 투구는 준수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날은 전반기 때를 떠올리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이닝당 최다 투구수는 17구에 불과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였지만 37구 중 26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었다. 이날 모든 탈삼진의 결정구로 활용한 체인지업(평균 126㎞)을 22구, 커터(평균 134㎞) 15구, 커브(평균 114㎞) 3구, 스위퍼(평균 122㎞) 2구를 섞으며 효율적 피칭의 끝을 보여줬다.

초반엔 운이 따르지 않는 듯 했다. 1회초 1사에서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박준순을 상대로 주무기 체인지업만 4구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양의지를 내야 땅볼로 돌려세웠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류현진은 3회 2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박준순을 대신해 나선 양석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4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5회엔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도 병살타와 삼진으로 이닝을 끝낸 류현진은 6회 박지훈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이후 두 타자를 깔끔히 막아내며 6회를 마쳤다.

투구수가 80구도 되지 않았으나 한화는 불펜진을 가동했다. 점수 차가 5점까지 벌어졌고 1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나흘 휴식 후 활용할 수 있기에 무리시키지 않았다. 불펜진도 무실점 투구를 펼쳐 류현진에게 무려 89일 만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정말 긴 시간 승리를 거두지 못해 마음고생이 있었을 텐데 드디어 승리를 거두며 조금 후련해지지 않았을까 싶다"며 "좋은 피칭을 보여준 류현진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고 격려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너무 오래 걸렸다"고 한숨을 내쉬며 "(전반기) 이후에도 좋았던 경기도 있었고 연속적으로 실점을 많이 한 경기도 있었는데 오늘 날씨가 좋아져서 조금 더 힘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운도 있었지만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것 같았다. 류현진도 고민이 많았다. "연구를 했다기보다는 안 좋을 때는 항상 패턴이 비슷했던 것 같다"며 "가장 안 좋은 게 한 이닝에 몰아서 실점하는 건데 안 좋았을 땐 한 이닝에 무너진 게 많았고 그게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생각만 바꾼다고 했는데 그게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승리하지 못하는 상황에 답답함이 컸지만 개인적 욕심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10경기 무승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제가 던지는 날 팀이 이기면 상관이 없는데 그 부분만 신경이 쓰이지 개인적인 승리는 생각을 안 한 지 너무 오래됐다"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5위 두산과 승차를 8경기로 좁혔으나 여전히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팬들에겐 할 말이 없었다. 류현진은 "세 달 동안 승리를 못 올려서 죄송하다"며 "일단은 이기는 흐름으로 바뀌었으니까 계속 이어가면 좋을 것 같고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가운데)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긴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가운데)이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긴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