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시즌 프로 데뷔 이후 커리어 첫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하고도 외야수 박승규(26)는 결코 들뜨지 않았다. 오히려 치열한 팀 내 외야 경쟁 구도 앞에서 누구보다 냉정하고 성숙한 태도로 '팀 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박승규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7회말 쐐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6-4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9년 프로 입단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홈런 고지를 밟은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만난 박승규의 화두는 개인 기록에 대한 성취보다 '팀의 외야 경쟁'이었다. 현재 삼성 외야진은 포화 상태에 가깝다. 간판타자 구자욱을 필두로 베테랑 최형우·김헌곤, 그리고 김지찬, 김성윤, 김현준, 김태훈, 이진용에 이르기까지 8일 경기 기준 1군 엔트리에만 두 자릿수에 가까운 외야 자원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다. 공수주에서 확실한 무기를 지닌 선수들이 즐비하다 보니, 아무리 감이 좋아도 매일 선발 출전을 장담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평가다.
선수로서 당연히 출전 기회에 대한 갈증이 클 법하지만, 박승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외야수가 빡빡하다는 지적에 "그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나에게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하고, 다른 형들에게 기회가 가면 그 형들이 얼마나 열심히 운동했는지 잘 알기에 서로 정말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의 관심은 자연스레 다가오는 아시안게임(AG)으로 향했다. 주전 중견수 김지찬이 오는 13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이다. 약 2주 정도 한자리가 비게 되는데, 어느새 시즌 10호 홈런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증명한 박승규가 가장 유력한 대체 1순위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기간 선발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승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김)지찬이가 아시안게임에 가더라도 제가 시합에 당연히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다.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가 나가는 게 팀을 위해 맞다고 생각한다. 자리가 비었다고 달라질 것 없이 평소와 똑같이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야 포화 속에서도 시기와 조급함 대신 '건강한 선의의 경쟁'과 '원팀 정신'을 마음에 품은 박승규. "누가 나가든 가장 좋은 컨디션인 선수가 뛰어야 팀이 이긴다"는 박승규의 '팀 퍼스트' 정신은 데뷔 첫 10홈런이라는 개인의 기록보다 더 강하고 단단한 삼성의 내실을 증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