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하기 싫어요" 단호하게 거절했는데…청천벽력 같은 권유, 다저스 1할 포수 인생을 바꿨다 '500SV' 위업 눈앞

"투수하기 싫어요" 단호하게 거절했는데…청천벽력 같은 권유, 다저스 1할 포수 인생을 바꿨다 '500SV' 위업 눈앞

OSEN 제공
2026.09.15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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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통산 500세이브 위업을 앞둔 켄리 잰슨은 과거 타격 부진으로 인해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당시 다저스 선수 육성 부사장이었던 데 존 왓슨의 권유와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여 투수의 길을 선택했다. 투수 전향 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잰슨은 다저스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우는 등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실패한 포수로 끝날 뻔한 야구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500세이브 위업을 눈앞에 둔 켄리 잰슨(38·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포수를 포기하고 투수가 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미국 ‘USA투데이 스포츠’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통산 500세이브까지 5개를 남겨둔 잰슨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10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뒤 올해까지 17시즌 통산 495세이브를 기록 중인 잰슨은 마리아노 리베라(652개), 트레버 호프먼(601개)에 이어 역대 3번째 500세이브를 앞두고 있다. 전설적인 두 마무리 모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잰슨도 그들의 길을 뒤따르고 있다.

잰슨은 “그 기록에 가까워지다니 정말 놀랍다. 내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을까? 믿을 수 없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흐르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며 지난 2009년 7월 다저스 마이너리그 시절 투수로 포지션을 바꿀 때를 떠올렸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 잰슨은 원래 포수였다. 지난 2006년 클레이튼 커쇼가 다저스에 입단한 뒤 루키리그에서 프로 첫 경기를 치를 때 공을 받아준 포수가 잰슨이었다. 강견을 앞세운 수비력은 우수했지만 타격이 너무 약했다. 2009년에는 하이 싱글A, 트리플A에서 타율 1할대(.198)에 그쳤다. 트리플A에선 타율 1할8푼5리(27타수 5안타)로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당시 다저스 선수 육성 부사장이었던 데 존 왓슨이 트리플A 앨버커키에 있던 잰슨을 찾아가 솔직하게 평가하며 포지션 전향을 권유했다.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다면 포수를 그만두고 강속구를 던지는 구원투수로 전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휴스턴 애스트로스 임원인 왓슨은 “잰슨은 그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단호하게 반대하길래 가족과 상의해 보라고 했다. 부모님과 대화한 잰슨은 하루 뒤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잰슨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난 투수를 하고 싶지 않았고, 왓슨에게 계속 포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모님과 상의했고, 아버지께서는 내가 투수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선 결심이 수월해졌다”고 돌아봤다.

포수를 접고 투수가 된 잰슨은 싱글A로 내려가 찰리 허프 투수코치와 함께 새롭게 시작했다. 불펜 피칭에서 시속 95~97마일 공을 던졌고, 첫 등판부터 96~99마일 강속구로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다. 허프 코치는 왓슨에게 “세상에, 우리 물건 하나 건진 것 같다”며 감탄했다. 잰슨도 “그 순간 ‘이건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던 게 기억난다”고 떠올렸다.

왓슨의 말이 맞았다. 투수 전향 1년 만에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룬 잰슨은 2012년부터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2021년까지 다저스에서 12시즌 통산 350세이브를 거두며 구단 최다 기록을 쌓은 뒤 FA로 떠났다. 다저스와 결별할 때 구위가 예전 같지 않아 마무리로서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5년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41개), 보스턴 레드삭스(56개), LA 에인절스(29개), 디트로이트(19개) 등 4개 팀에서 145세이브를 더했다.

잰슨은 “500세이브를 달성하면 왓슨에게서 전화가 올 것이다. 그는 내게 ‘어때? 너 투수하기 싫어했잖아. 지금 네 모습을 봐’라고 말할 것이다. 500세이브를 하면 그 얘기를 실컷 듣게 될 것이다”며 “정말 기다려진다. 왓슨이 나를 위해 해준 일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그는 나를 항상 엄격하게 대했고,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내 안에 특별한 무언가를 봤다. 내가 스스로를 믿기 전부터 나를 믿어줬다. 그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고 진심을 표했다.

잰슨의 인생을 바꿔준 왓슨도 “500세이브 순간이 정말 기다려진다. 잰슨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고, 성공을 이어가며 계속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다. 놀라운 여정이다”며 흐뭇해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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