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 소집됐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 약 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동시에 모레노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선수들이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자리이기도 하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코리아풋볼파크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첫날에는 '핵심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태석(아우스트라 빈),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베테랑 골키퍼' 조현우(울산 HD) 등 19명이 합류했다.
김민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맞춘 '올 블랙' 패션으로 등장했다. 검은색 모자와 후드, 반바지를 착용한 편안한 차림이었다.
정승원(FC서울)은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자신의 시그니처 포즈처럼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려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골키퍼 김승규(FC도쿄)와 송범근(전북현대)은 대화를 나누며 나란히 입장했다. 김천 상무 소속 박태준은 군복 차림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순차적으로 합류한다.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이날 저녁 입소할 예정이다. '캡틴' 손흥민(LAFC)을 비롯해 황인범(FC포르투), 이재성(마인츠) 등 해외파들도 22일부터 차례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1일 한국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후 지난 14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첫 대표팀 명단 30명을 발표했다.
기존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이재성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해외파들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변화도 적지 않다. 특급 유망주로 꼽히는 김민수(레인저스)를 비롯해 박태준과 김건희(인천유나이티드)가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독자들의 PICK!
정승원과 송민규 등 오랜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선수들도 이번 소집을 통해 다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다.
모레노 감독은 첫 명단을 구성하면서 이름값보다 현재 경기력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명단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와 비교해 적지 않은 변화가 이뤄졌다. 새로운 선수들의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는 동시에 기존 주축들과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의 최근 소속팀 흐름도 좋다.
이강인은 소집 직전 레알 마드리드와 '마드리드 더비'에 선발 출전해 89분을 뛰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황인범 역시 벤피카와의 포르투갈 최대 라이벌전에서 포르투 이적 후 첫 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탔다.
김민재도 최근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다시 입지를 넓히며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새 감독 체제의 첫 소집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한국은 오는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모레노 감독 체제 첫 A매치를 치른다. 이어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10월에도 일정은 이어진다.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상대한다.
약 3주 동안 이어지는 A매치 4연전이다.
결과뿐 아니라 모레노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어떤 축구 색깔을 입힐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이번 4연전의 경기력과 결과를 포함한 종합적인 평가가 긍정적일 경우 모레노 감독은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