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고 타자' 김도영 파격 유격수 변신... KIA는 '3루 거포 유망주' 이호민과 공존 꿈꾼다

'韓 최고 타자' 김도영 파격 유격수 변신... KIA는 '3루 거포 유망주' 이호민과 공존 꿈꾼다

잠실=안호근 기자
2026.09.22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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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2027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경남고 3루수 이호민을 지명했다. 심재학 단장은 김도영의 유격수 전향 계획을 밝히며 이호민이 3루수로 안착해 공존하는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다만 김도영의 포지션 변경이 부상 부담이나 타격 성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IA 타이거즈 지명하겠습니다. 경남고 3루수 이호민."

1순위 하현승(키움), 2순위 김지우(두산) 만큼이나 충분히 예상 가능한 선택이었다. 다만 심재학(54) KIA 단장은 콕집어 '3루수'라고 이호민(18)의 포지션을 꼬집었다.

최우수선수(MVP) 출신이자 올 시즌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리그 최고의 선수 김도영(23)의 포지션이기에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다. 심 단장의 입을 통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KIA는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 지명권을 이호민에게 사용했다.

올해 20경기에서 타율 0.420(69타수 29안타), 2홈런 19타점 12득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132를 기록하며 전국 수위권 타자로 평가받았고 최근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6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 OPS 1.301을 기록하며 한국의 8년 만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마운드에서 하현승(부산고)가 가장 빛났다면 타석에선 이호민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경남고 이호민(가운데)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심재학 단장(오른쪽), 아버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경남고 이호민(가운데)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심재학 단장(오른쪽), 아버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대호(은퇴), 노시환(한화 이글스), 한동희(롯데 자이언츠)의 명맥을 잇는 경남고 출신 거포 자원으로서 기대를 키웠다. 3루수 자원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지명 직후 이호민은 "리틀 이대호라고 불렸는데 저도 이대호 선수와 가장 닮은 것 같다"고 거포 기대주로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 가지 의아한 건 포지션이었다. 이호민이 아무리 거포 기대주라고 해도 김도영이 신인 선수와 경쟁을 벌일 위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심 단장이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난 심 단장은 "김도영 선수가 유격수로 포지션을 옮긴다는 걸 얘기했기 때문"이라며 "너무 섣부른 기대일 수 있지만 이호민 선수가 3루수로 자리를 잡아서 성적을 보여준다면 그것만큼 좋은 상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심 단장의 말처럼 김도영이 유격수로, 이호민이 3루수로 안착한다면 KIA 타선의 위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심 단장은 이호민에 대해 "1라운드 선수를 뽑는 데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하고도 회의를 했다. 저만한 장타툴을 갖춘 야수가 과연 조만간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좋은 선수를 뽑은 것 같다"며 "최종 결정은 솔직히 어제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여 고민 없이 뽑았다.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도영'과 '3호민'의 공존은 김도영이 유격수로서 연착륙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2024년 타율 0.347과 함께 38홈런 109타점 143득점과 함께 40도루를 작성해 팀에 우승을 안기고 MVP까지 차지했던 김도영은 지난해 부상으로 신음했지만 올 시즌엔 123경기에서 벌써 40홈런 102타점을 작성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8.14로 전체 2위에 올라 있고 수비 WAR만 따져도 전체 5위로 3루수로 완벽히 안착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유격수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데뷔 후 가장 익숙했던 3루수에서 벗어나 더 활동량이 많은 유격수로 적응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비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체력적 문제로 타격 성적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거포 유격수의 성공 사례도 있다. 1990년 장종훈(당시 빙그레)이 홈런왕(28개)에 오르며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1997년 이종범(당시 해태)은 30홈런과 함께 64도루를 작성하며 유격수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2014년 강정호(당시 넥센)도 40홈런 117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뒤 메이저리그로 향하기도 했다. 2020년 김하성(당시 키움)도 30홈런 109타점으로 최고 시즌을 보낸 뒤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김도영으로선 수비의 활용폭을 넓히는 게 미국 진출을 위해 더욱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수 있다.

다만 상황이 긍정적인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가라는 법은 없다. 김도영은 앞선 유격수 거포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들 모두 유격수로 꾸준히 뛰었던 것과 달리 김도영은 데뷔 후 줄곧 3루수로 뛰었다. 데뷔 시즌 이후엔 3루수로 안착해 6경기에서 31이닝만 유격수 자리에 섰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30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도영에게 유격수 도전은 부상 부담을 키우는 변화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수비를 문제없이 소화하더라도 타격에서 지금 같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수비와 공격 모두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잘 나가던 선수들이 새 시즌 수비 등 변화를 시도한 결과로 극심한 부진을 겪는 일은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이호민이라는 빼어난 타격 자원의 합류는 KIA에 분명한 기대 요소다. 다만 너무도 완벽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도영이 포지션 변화로 인해 존재감이 옅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기우에 그칠 수 있다. 늘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김도영이기에 또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KIA 팬들은 우려와 함께 기대감도 함께 키워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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