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박지수(KB), 박지현(LA 스파크스) 등 핵심급 선수들이 빠진 악재 등을 딛고 이뤄낸 값진 결실이기도 하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제압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은 한국이 14위, 일본은 9위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쥔 한국은 한때 20점 차까지 리드를 벌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경기 막판 일본의 거센 추격에 흔들리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결국 마지막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우승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여러 악재와 불리한 요소 등을 극복하고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대회 전부터 흔들렸다. 박지수와 박지현, 두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 각각 부상과 소속팀 일정으로 불참했다. 그러나 박수호 감독은 박지수의 합류 무산이 확정된 뒤 12명의 엔트리가 11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선수 발탁 없이 11명으로 대회에 임했다.
조별리그에선 전력 우위 속 가볍게 조 1위로 통과했다.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6-40으로 크게 꺾었고, 2차전 몽골(88-61)과 3차전 대만(73-59)을 차례로 꺾으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이후 인도네시아를 101-59로 대파했다.

고비는 중국과의 4강전이었다. 신장이 무려 223cm에 달하는 센터 장쯔이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장쯔이는 점프를 제대로 하지 않고도 공을 따낼 정도로 코트 안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양 팀 최다인 23점을 책임진 이소희와 이해란(22점) 강이슬(16점) 등 고른 활약으로 중국을 꺾었다. 여자농구가 중국을 꺾은 건 7년 만이었다.
중국을 넘어서자 마주한 팀은 '개최국' 일본이었다. 다행히 한국은 초반부터 내·외곽이 터지면서 점수를 벌렸다. 한때 격차를 20점까지 벌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일본의 슛 난조가 더해지면서 비교적 수월한 우승 기대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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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쿼터 중반 이후 경기력이 흔들리고, 반면 일본의 기세가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빠르게 줄어들던 격차는 어느덧 한 자리, 그리고 경기 막판엔 2점 차까지 줄었다. 경기장을 메운 일본 홈팬들의 거센 응원이 더해지면서 분위기가 일본으로 기우는 듯 보였다. 박지수·박지현 공백 속 통한의 역전패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그러나 여자농구 대표팀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강이슬이 상대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이후 상대 공격이 무산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해란이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키면서 5점 차. 이후 일본의 마지막 3점슛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12년의 기다림 끝에 이뤄낸 아시안게임 금메달. 선수들은 종료 버저가 울리자 코트에 뛰어들어 기쁨을 표출했다. 태극기를 들고 뛰어다녔고, 시상대에 오른 뒤에는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경기 후 이소희는 "애국가 나오는데 너무 눈물이 많이 났다. (해외 다른 팀에서) 주목을 안 받는 선수다 보니 다른 선수들도 나를 잘 몰랐던 거 같다. 그런 게 좀 컸다"고 웃어 보였다. 강이슬은 "여자농구가 뭔가 올라갈 수 있는 타이밍이 온 거 같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뜻깊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