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로시마 대회 이후 일본에서 32년 만에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4일 막을 내린 가운데, 대회 총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동 주최 측 간의 민망한 엇박자가 연출됐다. 현지 조직위원장이 잇단 대회 운영 파행에 고개를 숙이며 공식 사죄하자마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고위 인사가 "실수는 없었다"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회 폐막일인 4일 OCA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AINADOC)는 공동 총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대회는 개막 직후부터 운영 미숙과 교통 파행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조직위가 배차하기로 한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 결승전을 열렸던 오전 코트 훈련을 통째로 날렸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배차된 버스 기사가 축구 경기장이 아닌 전혀 엉뚱한 야구장으로 차량을 몰고 가면서 킥오프 직전에야 겨우 도착하는 아찔한 배달 사고가 벌어졌다. 그 밖에도 각국 선수단의 이동 지연과 불편 호소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굳은 표정으로 공식 사죄에 나섰다. 오무라 위원장은 "대회 운영은 매일 다양한 문제에 대응해야 했던 큰 도전이었다"면서 "교통 지연 등으로 불편과 폐를 끼친 선수 여러분께 솔직히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날마다 개선을 거듭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솔직하게 과오를 인정했다.
하지만 일본 측 위원장의 사죄가 채 끝나기도 전에 기이한 장면이 연출됐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후세인 알 무살람 OCA 사무총장이 "내가 보충하겠다"며 발언 기회를 달라고 한 것이다.
무살람 사무총장은 오무라 위원장의 사과를 무색하게 만드는 발언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선수와 임원 1만 7000명, 미디어 7000명, 기술임원 5000명, 자원봉사자 3만 명 등 매일 6만 명 이상이 움직인 거대한 축제"라며 "실수는 전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0만 번이 넘는 차량 이동 중 고작 한두 대가 늦어졌을 뿐이다. 숫자만 보자. 이는 전체 이동의 0.000001%에 지나지 않는다"며 "10만 번 중 한두 번의 지연이 발생했다고 해서 이를 '시스템의 실패'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주목할 만한 유일한 어려움은 도쿄와 나고야를 덮친 폭우뿐이었으며, 이러한 자연재해 속에서도 대회는 순조로웠고 수많은 기록이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4년을 준비한 경기와 훈련을 망치며 컨디션에 치명상을 입었던 선수들의 피해를 주최 측 수뇌부가 '고작 0.000001%의 사소한 잡음'으로 폄하해버린 셈이다. 일본 현지 조직위원장이 과오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자리에서 보란 듯이 '파행은 없었다'며 당당함을 뽐낸 OCA의 엇박자는, 이를 전한 일본 언론의 시선에서도 황당하고 의아하게 보인 모양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