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계체 실패' 정수진 개인 책임 아니었다, 유도협회 공식 사과 "철저한 조사·엄정 조치 약속" [아이치 나고야 AG]

'초유의 계체 실패' 정수진 개인 책임 아니었다, 유도협회 공식 사과 "철저한 조사·엄정 조치 약속" [아이치 나고야 AG]

박건도 기자
2026.10.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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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이 지도자들의 계체 대상 확인 오류와 협회의 은폐 의혹을 폭로했다. 정수진은 지도자들의 잘못된 안내로 음식을 섭취했다가 계체 마감 직전 대상임을 통보받아 결국 100g 초과로 실격 처리됐다. 대한유도회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며 철저한 조사와 엄정 조치 및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하며 공식 사과했다.
정수진. /사진=대한체육회
정수진. /사진=대한체육회

굴욕적인 행정 참사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이 지도자들의 안일한 계체 대상 확인 오류와 협회의 무책임한 은폐 의혹을 폭로해 큰 파장이 일자 대한유도회가 공식 사과와 함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대한유도회는 5일 공식 홈페이지에 "유도 경기에서 발생한 국가대표 선수의 계체 관련 사안과 최근 제기된 내용에 대해 그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오랜 시간 아시안게임을 준비해 온 정수진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선수 본인이 겪었을 심적 어려움에 깊은 위로를 전한다. 유도인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국가대표 선수단이 귀국하는 즉시 해당 선수와 지도자 등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당시 상황과 경위 전반에 대해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계체 대상 확인 및 전달 과정, 선수단의 대응 등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규정과 원칙에 근거해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하겠다. 선수 관리 및 대회 운영 체계를 면밀히 점검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정수진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아시안게임 당시 협회의 행정 사고로 황당한 실격 처리를 당했음을 폭로했따.

2024년과 2025년 주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내며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렸던 정수진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계체 탈락'이라는 오명을 쓰고 귀국했다. 당초 개인의 부주의로 체중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코칭스태프의 치명적인 행정 착오와 관리 부실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수진의 폭로에 따르면 그는 공식 계체를 통과한 뒤 경기 당일 아침 무작위 추첨 계체 기준인 50.4kg까지 음식 조절을 하며 완벽하게 맞춰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추첨 직후 현장 지도자들은 "남자 선수 1명만 걸렸고 너는 계체 대상이 아니다. 감량을 많이 했으니 얼른 밥을 먹고 회복하라"고 전달했다. 정수진이 재차 확인을 요청했음에도 지도자들은 동일한 답변을 반복했다.

정수진. /사진=대한체육회
정수진. /사진=대한체육회

첫 경기를 앞두고 빠른 회복을 위해 죽과 바나나, 이온음료 등을 섭취하며 몸을 풀던 정수진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 것은 계체 마감 불과 15분 전이었다. 뒤늦게 자신이 계체 대상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은 정수진은 섭취한 음식을 억지로 토해내고 머리카락까지 잘라내며 필사적으로 감량을 시도했으나, 결국 100g 초과로 계체 탈락 처리됐다.

정수진은 "마지막 15분 동안 울면서 토하고 잘려 나간 머리카락과 무릎을 꿇고 3분만 시간을 달라며 빌었던 내 모습이 한없이 비참하게 느껴졌다"고 절규했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수진은 코칭스태프와 유도회의 은폐 및 책임 전가 정황도 폭로했다. 지도자들은 "한국에 돌아가면 책임지겠다"면서도 "이대로 마무리가 되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며 입단속을 시도했고, 협회 측은 언론에 개인 부주의로 인한 탈락인 것처럼 알려 선수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과 억측을 방조했다는 것이다.

정수진은 "선수 생활을 더 이상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국가망신 계체 탈락 선수'라는 낙인이 찍힌 채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운동을 이어가는 것보다 억울한 사실을 밝히고자 글을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지도자들의 치명적인 실수와 행정 난맥상으로 허망하게 날린 유망주의 절규에 유도계와 체육계 전체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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