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을 기다린 프로 첫 승. 가족과 조우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왕옌청(25·한화 이글스)은 다시 한 번 그 순간을 떠올리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만큼 한화에서 보낸 1년이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대만 매체 나우뉴스는 지난 2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왕옌청의 귀국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 확 달라진 왕옌청의 위상에 현장 취재진의 열기도 매우 뜨거웠다.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한 왕옌청은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2026시즌 신설된 아시아쿼터를 통해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10만 달러(약 1억 3300만원)를 손에 넣었다.
아시아쿼터 투수 중 가장 눈부셨다. 특히나 선발 투수로는 으뜸이었다. 26경기에서 133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ERA) 3.97로 활약했다. 팀 내 최다승을 기록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며 빠져 있었던 기간을 고려하면 더욱 사실상 150이닝 가량 소화 가능한 시즌이었다.

시즌 종료 직후 류지현 감독을 선임하는 것보다 한화가 서두른 건 왕옌청의 재계약이었다. 아시아쿼터 2년 차 최고액인 30만 달러(약 4억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200% 상승한 금액이지만 올해 활약을 고려하면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다.
왕옌청의 손목엔 시계가 둘러져 있었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중 왕옌청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대만 선배 쑹자하오가 준 선물로 왕옌청이 지난 3월 29일 프로 데뷔 첫 승리를 거둔 뒤 받은 것이다.
그는 "선배는 제가 오래 기다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예전에 다른 후배들에게도 선물을 주시는 걸 보곤 '나는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 계속 생각했는데 이제 저도 받았다"며 웃었다. 첫 승 직후에도 눈물을 참지 못했던 그는 다시 한 번 그 시기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만큼 간절했던 승리였고 그 기회를 준 게 바로 한화였다. 왕옌청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지만 확실히 수확이 많은 한 해였다"고 전했다.
한화 동료들과 팬들의 따뜻한 환대는 잊을 수 없는 행복한 기억이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강백호가 식사하러 집으로 돌아가려는 자신을 태워 곱창을 사주고 집에 데려다줬던 일, 류현진이 "필요한 게 있으면 다 말해"라고 챙겨준 일 등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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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화 팬들이 홈구장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먹을 때마다 늘 케이크를 서비스로 받았고 "서울 원정 경기 때 한 식당에서 식사 후 계산하려던 순간 종업원이 한화 팬이라며 밥값을 결제해준 일은 가장 놀라웠던 일"이라고 전했다.
왕옌청은 내년 시즌 목표를 160이닝, ERA 3점대라는 목표를 세웠다. 올 시즌 성적에 비하면 소박한 목표지만 이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성공을 의미한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16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단 8명에 불과했는데 이 중 ERA 3점대 이하는 4명으로 줄었다. KBO 선발 투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것이고 이들의 평균 연봉은 약 15억원에 달한다. 왕옌청의 경우 연봉만 따지면 20만 달러(약 2억 6700만원)로 5분의 1 수준이다.
나아가 한화와 1년 계약을 이룬 왕옌청은 "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선발 투수로 나서고 싶다"며 "언젠가는 메이저리그라는 최고의 무대에도 서고 싶다"는 포부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