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내 어마어마한 탁구에 대한 열기를 악용한 사기극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4일 중국 매체 터우탸오 심층 보도에 따르면 스포츠 생중계를 위장한 라이브 커머스 사기 방송에 수십만 명의 시청자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실체는 지난 1일 프랑스에서 열린 '2026 WTT 몽펠리에 챔피언스' 대회 기간 중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쑨잉사와 왕이디의 여자 단식 준결승전은 현지 시간으로 저녁 시간대에 배정돼 있었으나 쇼트클립 플랫폼에서는 실제 경기가 시작되기 5시간 전부터 이미 '12-11' 매치포인트 접전이 벌어지는 가짜 라이브 방송이 송출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쑨잉사가 만쿠아이와 맞붙어 첫 세트를 내주고도 4연속 승리하며 4-1로 우승을 차지했으나 이와 전혀 다른 내용이 중계됐다.
가짜 방송의 수법은 교묘하고 조직적이었다. 과거 경기 오디오에 진행자의 박진감 넘치는 해설을 덧입히고 임의로 조작한 스코어보드를 화면에 띄워 마치 실제 경기가 진행 중인 것처럼 시청자를 속였다. 일부 방송의 동시 접속자 수는 20만 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조작 방송의 최종 목적은 상품 판매에 있었다. 방송 진행자는 경기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한 뒤 "쑨잉사가 매치포인트를 따낸 기념으로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며 시청자들의 구매를 유도했다. 진통 패치부터 샴푸, 루테인 점안액 등 판매 상품도 다양했다. 방송창에는 사전에 섭외된 이른바 바람잡이들이 조직적으로 재구매 요청과 상품 칭찬 댓글을 달며 시청자들을 현혹했다.
과거에는 유명 선수를 사칭하기 위해 상당한 품이 들었으나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범죄의 진입 장벽마저 낮아졌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인 CCTV는 AI 음성 복제 기술을 이용해 다이빙 스타 취안훙찬이나 탁구 국가대표 쑨잉사, 왕추친의 목소리를 똑같이 모방해 농산물 등을 판매한 계정들을 적발해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선수 개인의 초상권 침해를 넘어 룽궈퇀부터 마룽, 쑨잉사로 이어지는 중국 탁구 국가대표팀이 수십 년간 땀 흘려 쌓아온 대중의 신뢰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사안이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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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 당국도 칼을 빼들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AI 기술 남용 근절' 특별 행동을 통해 AI를 이용한 허위 정보 제작 및 공인 사칭 혐의로 4만 9000여 개의 위반 계정을 처벌했다. 또한 2026년 2월 1일부터 시행된 '라이브 커머스 감독 관리 방법'에 따라 라이브 방송 내 AI 기술을 활용한 허위 상업 정보 조작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현지 법률 및 스포츠 전문가들은 "계정 하나를 정지시켜도 이름과 스코어만 바꿔 다시 방송을 켜는 영리 추구 사슬이 문제"라며 "플랫폼 차원에서 중계권 확보 여부와 콘텐츠의 진실성을 엄격하게 검증하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