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FRB실망..3대지수 폭락

[뉴욕마감] FRB실망..3대지수 폭락

최규연 기자
2001.03.21 06:50

[뉴욕마감]FRB실망..3대지수 급락

앨런 그린스펀은 월가의 희망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도 트레이더들의 '희망'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나란히 0.5%포인트 인하했다. 그린스펀은 FRB 의장으로 부임한 이후 이처럼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적이 없었지만 월가는 0.75%P를 기대했고 이에 대한 실망은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80%(-93.74포인트) 급락한 1857.44로 또다시 19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이는 1998년 11월 이래 최처치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2.39%(-238.35포인트) 떨어진 9720.76을 기록했다. 이 역시 1999년 3월 이후 최처치. S&P 500 지수도 2.41%(-28.19포인트) 하락한 1142.62로 마감, 1998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형 종목으로 구성된 러셀 2000은 1.50%(-6.79포인트) 떨어진 1444.48로 마감했다.

주가급락으로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국채시장을 선호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81%에서 4.76%로 하락했고 30년 만기물은 5.29%에서 5.26%로 떨어졌다. 금리인하 소식으로 달러가치는 유로 당 89.93달러에서 90.96달러에 거래됐고 엔화에 대해 122.82달러에서 122.29달러로 하락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45센트 하락한 25.70달러로 마감,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FRB는 비록 월가의 기대치를 밑도는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현 경제상황이 "예측가능한 미래에 약세를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 여전히 침체를 우려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5월 FOMC 이전에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또한 FRB는 처음으로 일본의 금융위기 등으로 불거지고 있는 세계경제의 취약성에 대해 성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혀, 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사실을 알렸다.

FRB가 금리인하를 발표한 오후 2시 15분(현지시간) 직후 월가는 금리인하폭이 예상을 밑돈다는 실망감과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발표직후 주요 3대 지수는 급락했으나 곧 반등한 후 다시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일은 FOMC의 발표가 있은 지 15분 사이에 일어났다.

웨덜리 증권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배리 하이먼은 "FRB는 주식시장을 위해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주식시장은 부와 소비자 심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경제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업종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와 네트워킹업종이 기술주의 급락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 하락했고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5% 떨어졌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9% 하락했고 세계 최대 네트워킹기업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활발한 가운데 8% 떨어졌다. 광섬유 및 케이블업체인 JDS 유니페이스는 12% 급락했다.

구경제주 가운데 금융업종은 금리인하폭이 충분치 않다는 월가의 실망감을 반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멕스 증권지수는 2% 하락했고 S&P 은행지수는 2% 떨어졌다. 화학과 직물, 건설, 금, 제지, 소매, 알루미늄 등 금리인하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은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 편입종목 가운데 3 종목을 제외한 27 종목이 일제히 미끄러졌다. 인텔과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IBM이 다우하락을 이끌었다. IBM은 4% 하락했고 씨티그룹은 4% 떨어졌다. 상승종목은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알코아, 인터내셔널 페이퍼였다.

골드만삭스는 개장 전 월가의 기대치를 웃도는 분기실적을 발표했으나 금융주의 하락 속에 4% 떨어졌다. 이 회사는 기업공개(IPO) 시장부진으로 1/4분기(11월 결산법인) 순이익이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계 소프트웨어업계 2위인 오라클은 전체 임직원 가운데 1~2%를 감원한다고 발표했고 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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