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잇단 실적경고에 "움찔"

[뉴욕마감]잇단 실적경고에 "움찔"

손욱 특파원
2001.07.04 05:28

[뉴욕마감]수익경고소식 - 약보합세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소프트웨어, 인터넷, 화학주에서의 기업수익경고 소식에 직격탄을 맞고 주춤했다. 워낙 많은 기업이 경고음을 냈던 터라 전날 수익경고소식에 아랑곳하지 않은 투자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다음날의 독립기념일 휴일을 맞아 이날 오후 1시에 증시가 마감되면서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다.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기업들의 잇따른 수익경고소식으로 시간외거래에서 지수가 큰 폭 하락했으나 개장과 동시에 선전하며 전날 수준에 근접했다. 7.79포인트(0.26%) 하락한 2,140.93으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도 듀퐁의 수익경고소식으로 인한 개장초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한 채 이날을 마쳤다. 22.41포인트(0.21%) 하락한 10,571.3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24포인트(0.18%) 하락한 1,234.48로, 러셀2000지수는 1.56포인트(0.31%) 하락한 496.87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7억주, 나스닥에서 9억주를 기록했다. 반쪽짜리 거래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소수준이었다. 뉴욕거래소에서는 오른 종목이 16:14 비율로 많았으나 나스닥에서는 내린 종목이 18:16 비율로 많았다.

업종별로는 화학 1.16%, 인터넷 2.48%, 소프트웨어 2.69% 부문이 이날 전체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반도체 0.57%, 바이오테크 0.64%, 멀티미디어 0.49%, 금 3.44%, 텔레콤 0.46% 부문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은 AT&T -2.49%, 허니웰 +2.90%, 제너럴 일렉트릭 -1.37%, 루슨트 테크놀로지 +0.45%, EMC +3.33%, 세던트 +0.60%, 노키아 -0.89%, 글로벌 크로싱 +3.00%, 파이자 -1.12% 등이 상위를 기록했다.

다우편입종목인 듀퐁은 2/4분기 예상순익을 주당 35 내지 45센트로 낮춰 잡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53센트 정도의 순익을 예상했었다. 주가는 이날 1.9% 하락했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듀퐁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날 이스트만 케미컬의 수익경고에 이어진 것이어서 화학주 전체로 영향이 미쳤다. 이스크만 케미컬 2.4%, 다우 케미컬 2.5%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장비업체의 수익경고소식도 이어졌다. 브로드비전은 월가의 예상인 주당 11센트의 순손실 규모를 상회하는 17 내지 20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출규모와 인원을 다시 감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 분기에만 32%의 인력을 감축했었다. 주가는 18.1% 하락했다.

이.피파니는 주당 순손실 규모가 당초 예상됐던 27센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영업실적은 그런대로 좋았으나 유럽과 아시아지역에서의 부진을 극복해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10.6% 하락했다.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도 판매수익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11.5% 하락했다. 이외에도 인터넷 씨큐리티 시스템, 인포마티카, 아이투 네크놀로지, 래셔널 소프트웨어, 멀텍스 닷컴 등 중소규모기업들의 수익경고도 이어졌는데 특히 인터넷 씨큐리티과 멀텍스 닷컴의 주가는 각각 40.1%, 40.2% 폭락했다.

월가에서는 지난 한 달간 이어졌던 기업의 수익경고소식은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어느정도 정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이날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수익경고소식이 대거 발표되면서 월가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수익경고발표가 아직 남아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분기의 기업수익도 지지부진할 것이 기정 사실이라면 이를 극복하고 증시가 선전하기 위해서는 거시지표 쪽에서 경기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감하는 분위기다. 연준의 3.75%포인트에 달하는 일련의 금리인하조치도 이제 막을 내렸다고 보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 취해졌던 금리인하조치의 효과가 경제지표를 통해 나타날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증시에 대해 낙관하는 견해도 없지 않다. 힐러드 라이온즈의 리차드 딕슨은 최근의 증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주 잠간 휴식을 취하고 나면 다음주부터 다시 랠리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저항선을 넘어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활발한 거래가 동반해야 하는데 이번주 휴일을 맞이하여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제너럴 일렉트릭과 허니웰의 합병건은 예상대로 유럽연합 반독점당국의 불승인 결정으로 좌초하고 말았다. 당국자는 항공사업에서의 경쟁이 과도하게 저해되어 가격인상을 통한 소비자 후생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니웰은 GE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GE가 유럽연합의 승인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합병승인 신청한 것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허니웰은 2.9% 주가가 오른 반면 GE는 1.4% 떨어졌다.

이날 5월중 제조업주문실적이 발표됐다. 월가는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보다 높은 2.5%로 나타났다. 전날 발표된 제조업지수, 소비지출규모, 건설투자실적에 이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청신호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 인하와 부쉬 감세안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이 하반기 경기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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