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혹`맞은 현대증권
현대증권은 8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장충체육관에서 기념행사를 치렀다. 이날 창립행사는 1, 2부로 나뉘어 1부에선 통상적인 행사처럼 비전 선포 및 우수직원 표창 등 공식 기념식이 진행됐다. 오후에 계속된 2부 `단합의 시간` 행사에서는 손범수, 김승현 등 유명 MC가 진행을 맡아 부, 점별 장기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간의 단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지방에서도 직원들이 올라와 2,000여명 넘게 대부분의 직원들이 참석했다.
현대증권의 직원들로선 모처럼 갖는 흥겨운 자리였으리라. 40년의 긴 역사 속에서 최근 들어 특히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고 그에 따라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회사를 지배하는 상황이었으니까. 몇년 전의 바이 코리아 돌풍과 곧이은 현대그룹 분해과정에서의 손실, 해외매각 추진과 좌절, 재추진.
바로 1주일전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경영진은 참석한 소액주주들의 이유있는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현대중공업 소송과 관련해 963억원의 특별손실이 발생, 1336억원의 경상이익이 대부분 날아가버린 탓이었다. 경영진과 직원들은 열심히 벌었으나 과거 현대그룹과의 특수거래가 유발한 손실을 메꾸는데 쓰인 것이다. 이 때문에 주총 의장을 맡는 홍완순 대표이사 부회장은 진심으로 주주에게 사과하며, 앞으로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꼼짝없이 주주들에게 다짐해야 했다.
현대증권은 이제 사람의 나이로 치면 논어에 나오는 ‘불혹’에 해당한다. 현대증권으로선 유혹에 대해 겪을만큼 충분히 겪었다. 다소는 이례적으로 흥겨운 단합의 시간까지 가진 현대증권이 그러한 과거로부터 확실하게 탈출하기를 기대한다. 이날 현대증권이 내건 비전은 고객과 주주의 이익극대화. 불혹의 나이에 걸맞게 흔들림 없이 한발한발 나아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과거의 40년을 분명히 정리할 때 앞으로의 40년을 비로소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