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생매각 무산위기

[기자수첩]대생매각 무산위기

이승호 기자
2002.06.12 12:38

기자수첩

대한생명 인수를 희망한 마지막 협상자인 한화가 국제 관행을 무시한 정부의 무원칙적인 행위가 계속될 경우 대한생명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 지난 3년간의 정부의 매각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재계는 한화의`대한생명 인수 전담팀 해체'를 두고 다소 의외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심정적으로 한화의 결정에 동감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3년동안 대한생명 인수를 통해 그룹의 성장축을 금융업으로 전환함으로써 그룹 제 2 도약의 발판을 삼는다는 야심찬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 한화는 이를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함으로써 클린 컴퍼니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는 깨끗한 기업 이미지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대한생명 인수 전담팀까지 구성하며 최종적인 인수대금 합의안까지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부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부는 3조5500억원이란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대한생명이 1조원에 매각된다는 `헐값 매각'논란이 일어나자 기존 방향을 바꿔 `매각대금 산정 기준일 변경'이란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 냈다. 물론 한화종합금융과 충청은행 부실화라는 한화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부는 대생인수 자격 논란을 통해 한화를 압박함으로써 매각대금을 의도적으로 인상해 헐값 매각 논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보여주었던 고자세와 무원칙적인 관행, 자신이 책임지지 않으려는 복지부동자세를 버려야 한다. 헐값 매각이란 논란보다 현실적으로 이번 대생매각 무산이 가져올 사회적 경제적 파장을 더 우려해야한다. 즉, 지난 99년 대생 매각을 위한 공개 입찰 당시 제시됐던 1조5000억원이 현재는 1조원대로 떨어졌으며, 매각이 지연될 경우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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