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재해 부추기는 건교부

[기자수첩] 건설재해 부추기는 건교부

이경호 기자
2002.06.14 14:37

기자수첩 "건설재해 부추기는 건교부"

국내 전산업에 걸친 재해는 해마다 줄고 있는 반면 건설재해는 오히려 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침체됐던 건설경기가 호전된데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설 재해는 다른 분야의 산업재해와는 달리 대부분 사망 또는 중상이기 때문에 재해예방대책이 어느 산업보다 절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가 재해 예방을 거스르는 시책을 추진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그동안 재해가 많은 업체들에게 공공공사 입찰 때 감점(-2점)을 줘 입찰을 제한하던 재해율 감점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공공공사 입찰에서 1점은 낙찰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하다. 그래서 재해율이 높은 업체들은 "재해를 제대로 신고한 업체는 1년 동안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못해 매출이 줄고 재해를 은폐하는 업체들은 입찰에서 우대받고 있다"며 이 제도의 폐지를 끈질기게 건교부에 요청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에 건교부가 재해율 감점제 폐지를 추진하면서 제시한 논리적 근거가 이들 업체의 논리와 같다는 점이다. 이는 강력한 재해예방책 수립보다는 `업계 봐주기식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모 건설관련 협회의 건교부 출신 임원이 협회 부임전 이 임원의 부임을 조건으로 건교부와 협회가 제도 폐지를 약속했다는 소문도 있다. 건교부 담당과장의 "노동부의 반대로 몇 번 보류되기는 했지만 폐지가 안되면 반영 점수를 낮추도록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말은 이같은 의혹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재해율 감점제 폐지안은 이미 건교부 차관까지 동의했다고 한다. 건교부는 협회와의 약속때문인 지 제도폐지를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다. 이런 기세에 눌린 노동부는 노동계에 폐지 불가를 여론화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건교부의 이번 제도 폐지 추진의 진의가 무엇인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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