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업법 개악 우려
재정경제부가 무려 25년만에 보험업법을 고치겠다며 개정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보험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우체국이나 농협 등 공제부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처럼 보험업계 입장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대목도 없지는 않다.
보험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선 보험업의 신규진입을 너무 쉽게 했다는 점이다. 보험사의 한 기획부장은 "신규진입이 쉽다는 것은 퇴출도 쉽다는 얘기다. 담보력 등은 기존과 똑같이 하면서 신규진입 문턱을 낮춘다면 파산하는 회사도 많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보험사가 안아야 된다"고 우려했다.
또 이번 개정안에는 보험사가 파산하면 예금자보호법상 보장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하는 의무보험 피해자의 손해를 손보협회로 하여금 전액 지급보장토록 하겠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보험업계의 불만이 적지않다. 보험사가 파산하면 같은 보험업계가 책임지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교차판매 허용에 대해서도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의 한 임원은 "교차판매는 대기업 계열이거나 계열에서 분리된 보험사들에게 유리하다"며 "이는 그렇지 못한 중소형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법원이 결정하는 통상적인 보험금 보다 현저하게 낮은 보험금을 지급액으로 제시하는 행위를 금지토록 한 것과 관련해서도 보험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원판례를 보험금 산정의 기준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는 지금 25년만에 어렵사리 개정되는 보험업법이 개악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