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노선버스" 증권사의 살길

[CEO칼럼] "노선버스" 증권사의 살길

황영기
2002.06.27 18:30

작성중)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편집자주]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업종을 불문하고 편중된 수입구조는 회사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대한 기업의 대처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금융시장에서 다양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 갖춰야할 필수적인 요소다.

최근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금융업간 '자산획득전쟁(Asset Gathering War)'이 바로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를 위한 금융기관간의 경쟁이다. 즉, '부자'고객 들의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고 고객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종신서비스(Life Care Service)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자산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머물게 하고, 함께 불려간다는 것이다. 회사의 운용자산은 커지면 그에 비례하여 '서비스 이용료'가 안정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종합자산관리 시장에서 증권사와 은행간의 한판 승부다. 은행은 전통성과 고객들의 로열티를, 증권사는 체계적인 자산 관리와 다양한 재테크 노하우를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객과 회사의 이해관계면에서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나은 강점을 갖고 있다. 일반은행의 기본 수익원은 예-대 마진이다. 예금이자는 낮추고 대출이자는 높여서 그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회사의 이익은 커진다. 은행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고객에게 돌아가는 몫인 예금 금리를 낮출 수 밖에 없는 딜레마를 갖고 있는 것이다.

반면 증권사는 회사와 고객의 이익이 일치하는 윈-윈(win-win)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회사는 질 높은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한다. 투자 대상의 가치가 높아지면 고객의 자산은 증가하고 회사의 이익도 같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윤리성과 품질이다. 많은 증권사들이 윤리의 원칙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됐다. 최근 증권사들이 잇따라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준법감시 기능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품질의 차별화란 고객에게 차별화된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그래야 증권사들이 갖고 있는 '노선버스'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즉 '여의도'에서 '시청'이라는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 어떤 버스를 타던지 차이가 없는 상황처럼 '삼성전자' 종목을 사기위해 어떤 증권사를 이용해도 차이가 없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이는 증권사가 매매를 위한 단순한 창구에서 '돈 버는 정보'를 제공하는 투자정보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품질과 윤리성 확보는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투자 없이는 이루어 질수 없다.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시간과 돈이 해결해 주지만 사람에 대한 투자는 그것만으로 충분치않다. 특히 윤리성과 관련해서는 정도(正道)의 길을 당연시 하는 문화의 형성이 중요하다.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CEO의 경영방침과 이를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의 노력도 함께 있어야 한다.

긴안목에서 직원에 대한 교육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직원들이 진정한 프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비전제시와 독려, 다양한 교육시스템, 임직원 의지 등의 조화가 중요하다. 삼성증권은 지속적인 교육 지원으로 FP(금융자산관리사) 1,000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CFA(미국재무분석사) 자격 취득을 적극 지원하여 올해 100여명이 응시하기도 했다.

다양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금융기관의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특히 은행과 증권사가 종합자산관리와 종합투자은행이라는 두 파이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우리 금융기관들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킬 힘이 될 것이다. 물론 `자산획득전쟁'의 승리는 윤리성과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갖춘 기관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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