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막판 랠리" 나스닥 2%↑
[상보]
월드컴의 사상 최대 회계 부정에 발목이 잡힌 뉴욕 주식시장이 27일(현지시간) 등락을 거듭하다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증시는 이날 강보합세로 출발했으나 오전 11시께 하락세로 돌아섰다 2시간 뒤 상승 반전했다.
기업 회계 불신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기 말을 앞 둔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반도체 주들이 리먼 브러더스의 등급 상향 으로 강세를 보인 게 상승의 동인으로 꼽혔다. 특히 오후 들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월드컴 대출 손실에도 불구하고 분기 순익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금융주들이 강세를 보인 게 뒷심이 됐다. 또 긍정적인 경제지표들도 한 몫 했다.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1%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추정-잠정- 확정의 3단계로 발표되는 GDP 통계의 최종 결과인 6.1%는 99년 4분기 이후 최고치로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잠정치 5.6%와 동일한 것으로 추산했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수의 감소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노동부는 22일까지 1주일간 실업수당 신청자가 38만8000명으로 1만명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감소폭은 전문가들이 추산한 3000명 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오후 들어 점차 오름폭을 넓혀 전날보다 149.81포인트(1.64%) 오른 9269.92로 마감했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반도체 주의 강세로 29.89포인트(2.09%) 상승한 1459.22를 기록,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S&P 500 지수는 17.11포인트(1.76%) 오른 990.64로 장을 마쳤다.
증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및 미국채는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19.46엔으로 전날의 119.99엔 보다 하락했고, 달러/유로는 98.79센트로 전날의 98.20센트보다 올랐다. 10년물과 30년 물 국채는 각각 하락, 수익률은 4.820%, 5.519% 등으로 높아졌다.
이날 거래량도 많았고,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제치는 등 분위기는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8억5900만주, 나스닥 19억700만주로 전날 보다는 적었지만 평소 수준을 웃도는 규모였다. 뉴욕 거래소에서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을 3대 2로, 나스닥의 경우 5대 3으로 각각 앞섰다.
업종별로는 금과 정유를 제외하고는 강세였다. 하드웨어 반도체 은행 등이 특히 오름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테러다인과 자일링스외에는 모두 상승, 3.09% 급등한 394.53을 기록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의해 등급이 상향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3% 급등했고, 최근 부진했던 램버스는 18.2%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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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블루칩의 막판 랠리를 이끈 것은 금융주였다. 다우 종목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월드컴 부채를 손실 처리할 예정이나 2분기 실적이 예상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드컴에 따른 금융주의 손실 우려가 가시면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3.9%, 씨티그룹은 5.8% 각각 올랐다.
그러나 월드컴 회계 부정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신은 각종 루머와 맞물려 증시 움직임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이 부실회계 처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5% 이상 급락했으나 이를 공식 부인후 낙폭을 줄여 2.98% 하락세로 마감했다. GM의 대변인인 제리 듀브로스키는 "GM은 회계 처리와 관련된 조사를 받고 있지 않으며 적절한 회계 처리를 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확대 소식으로 폭락했던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은 월드컴 몰락에 따른 반사 이익이 기대되며 54% 폭등했다.
이날 기술주의 이틀째 강세를 이끈 것은 반도체 주였다. 리먼 브러더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인 댄 나일스는 이날 반도체주의 투자 의견을 기존의 '비중축소'에서 '시장평균 비중/소폭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나일스는 현재 380포인트 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50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연말까지 20%, 450포인트까지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 인테그레이티드 서킷 시스템 등의 투자 의견도 높였다. 마이크론을 비롯해 관련주들은 모두 급등했다.
나일스는 올 반도체 매출이 전년도와 같거나 오히려 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년에는 18~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 8월 바닥을 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개인용 컴퓨터(PC) 부문은 여전히 어렵다며 휴렛팩커드 인텔 등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모토로라는 2분기 및 연간 실적 목표 달성을 재확인하면서 상승했다. 그러나 비용 절감을 위해 7000명을 감원하고, 이에 따라 35억 달러의 특별비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힌 게 부담이 돼 오름폭(2.9%)은 크지 못했다.
AMD는 SG코웬 증권이 연말 신형 프로세서가 단기적인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하드웨어 업체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급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골드만 삭스는 썬의 분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게 힘이 됐다. 썬은 9.7% 급등했고, 델과 애플컴퓨터 역시 각각 5.3%, 3.8% 올랐다.
반면 네트워킹 업체는 월드컴 악재로 약세를 이어갔다. 월드컴은 이날도 거래가 중단됐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주니퍼 네트웍스와 루슨트 테크놀로지, 노텔 등의 등급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추었다. 주니퍼는 6.24% 급등했으나 루슨트와 노텔은 각각 3.8%, 4.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