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불안한 급락" 다우 133p↓
"불안한 출발." 7월, 그리고 3분기를 시작하는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회계 스캔들 확산, 경기 둔화 우려, 생명공학주 부진 등의 악재가 속출하면서 급락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증시가 경기 및 순익 호전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1970년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론한 상반기의 부진을 이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 경우 1941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하락장을 더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메릴린치의 미국 시장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이날 S&P 500 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1200포인트에서 1050포인트로 하향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항복(capitulation)이 보이지 않으며, 수익률이 당초 20% 이상에서 5~6%로 보는 게 적정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증시는 월드컴의 채무불이행과 나스닥 상장 폐지 가능성에도 제조업 지수 호전 등으로 급락없이 혼조세로 출발했다. 다우 지수는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건설투자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는 발표 직후 다우지수가 방향을 전환, 오전 11시께 하락 반전하는 등 증시는 미끄럼을 탔다. 나스닥 지수 역시 이 때부터 낙폭을 넓혀갔다. 3대 지수는 일중 저점 수준에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133.33포인트(1.44%) 떨어진 9109.93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59.38포인트(4.06%) 급락한 1403.83을 기록, 1400선도 위태롭게 됐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9월 저점 밑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 97년이후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 S&P 500 지수는 21.17포인트(2.14%) 내린 968.65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시장별로 큰 격차를 보였다. 뉴욕 증권거래소는 14억 2200만주로 평일 수준을 밑돌았으나 나스닥에서는 월드컴 매매가 급증하면서 29억6900만주가 손바뀜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 일제 하락했다. 생명공학, 항공, 컴퓨터, 인터넷, 반도체 등의 낙폭이 특히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2% 급락한 367.43을 기록했다. 16개 전 종목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JP모건이 투자 의견과 올해 및 내년 매출 전망치를 하향한 자일링스와 알테라는 각각 7.9%, 6.4% 급락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9%, 2.8%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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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는 엔화 및 유로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으나 증시에 힘이 되지 못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 119.00엔서 120.05엔, 달러/유로 환율은 99.22센트에서 98.72센트에 각각 거래됐다.
앞서 상무부는 5월 건설투자가 연 8520억달러 수준으로 전달보다 0.7%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달에는 0.4% 증가했었다. 5월 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치(+0.2%)를 빗나간 것으로, 주택 경기에 대한 경고음으로 해석됐다. 반면 구매관리자협회(ISM)의 6월 제조업 지수는 56.5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확장하게 됐다. 이는 전달의 55.7 보다 상승한 것이며, 전문가들이 에상한 55.5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증시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 것은 우선 월드컴의 회계 부정스캔들이었다. 월드컴은 99년과 2000년의 재무제표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 부정 회계 규모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월드컴은 지난 주 38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투자로 잘못 처리했다고 밝혔었다. 또 일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데 이어 5일까지 연장신청을 하지 않는 한 나스닥 상장이 폐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6일 거래가 중단됐던 월드컴 주가는 이날 재거래 직후 폭락, 92.7% 내린 6센트로 주저 앉았다. 월드컴의 주가는 한 때 64달러까지 상승한 바 있다.
제약 및 생명공학업체의 부진도 나스닥의 물론 다우에 악재였다. 존슨 앤 존슨과 제휴업체 알커메스는 정신분열증 치료제가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하자 각각 3.6%. 67.8% 떨어졌다. 나스닥 종목인 암젠과 이뮤넥스 역시 8.4%, 6.1% 동반 급락했다.
항공업체는 S&P가 5대 업체의 등급을 하향하면서 급락했다.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은 5.7%, 컨티넨탈은 8.4% 떨어졌다. 함께 등급이 내려간 델타, 노스웨스트, UAL 등도 급락했다.
이날 미국 3위 방위산업체 기업인 '노드롭 그룸먼(Northrop Grumman)'이 7위 기업인 'TRW'를 인수키로 최종 합의했다. 이는 냉전 종식 이후 미국 방산업계에서 최대규모의 인수합병 협상이다. 이번 합병으로 노드롭은 보잉을 제치고 미국 방산업계 순위 2위에 도약하게 됐다. 노드롭과 TRW 주가는 그러나 각각 0.8%, 5.4% 떨어졌다. 보잉도 0.8% 하락했다. 노스롭은 이날 TRW를 총 75억6000만 달러(주당 60달러)를 주고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금은 노스롭의 주식으로 납입키로 했다. 2월 말 공격적 인수전에 발을 담근 뒤 약 4개월여 기간동안 난항을 겪어오다 이날 최종 인수합의를 이룬 것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은 판매 부진에 따라 무이자 할부판매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속에 4.9% 하락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GM이 최장 60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2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딜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회계 부정설에 다시 휘말린 제너럴 일렉트릭(GE)은 2% 하락했다.
반면 다우 종목인 '3M'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매출 호조로 올 2/4분기 주당 순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 3.8% 올랐다. 세계 3위의 휴대폰 업체인 에릭슨은 피인수설이 나돌면서 8.3% 급등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은 바이닷컴의 공격적인 가격경쟁으로 실적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6.6% 급락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0.6%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각각 0.02%, 0.3% 올랐다. 파리 증시에서 비벤디 유니버설은 최고경영자 장 마리메시에 회장의 사임설로 9.23% 올랐다. 프랑스 텔레콤은 정부가 다시 주식을 사들여 국영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로 25.3%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