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2일(현지시간) 다시 급락했다. 세계적인 미디어 업체인 프랑스의 비벤디 유니버셜이 장부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사면서 회계 스캔들이 확대된 게 결정적이었다. 반도체 및 컴퓨터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6월 감원 증가도 악재였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4% 급락하며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아슬아슬하게 버텼던 심리적 지지선 1400선을 힘없이 양보했다. 나스닥 지수는 45.95포인트(3.27%) 떨어진 1357.85로 장을 마쳤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한때 지지선 9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 선을 두고 팽팽한 줄다기를 벌인 끝에 102.04포인트 내린 9007.75를 기록, 간신히 9000선을 방어했다. S&P 500 지수도 20.58포인트(2.12%) 하락, 지난해 9월의 저점(965.80) 밑인 948.09로 장을 마쳤다. 이는 98년 1월 12일이후 최저 치이다. S&P 500 지수는 이로써 올들어 17% 하락했다. 다우 지수도 연초대비 하락률을 10%로, 나스닥 지수는 30%로 넓혔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18억 1700만주, 나스닥 26억3600만주로 전날에 이어 큰 규모였다. 하락 종목은 두 시장 모두 상승 종목을 3배 많아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입증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항공, 금, 반도체, 인터넷, 텔레콤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등급 하향 등과 맞물려 5.21% 급락한 348.30을 기록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각각 5% 떨어졌고, 살로먼 스미스바니에 의해 투자 의견이 낮춰진 내셔널 세미컨덕터는 16.6% 폭락했다. 인텔의 경우 이날 16.50달러에 마감해 4년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4% 떨어졌다.
이날 실적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는 회계 스캔들은 비벤디까지 가세하며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비벤디는 영국 유료 TV인 비스카이비 지분 매각을 계상하면서 2001년 순익을 15억 유로 부풀렸다고 르몽드지가 보도, 25.5% 폭락했다. 프랑스 증권 당국은 비벤디가 당국의 권고에 의해 지난해 실적을 다시 작성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무디스는 비벤디의 신용등급을 정크 본드 수준으로 강등, 우려를 반영했다. 비벤디는 장중 한때 40% 이상 폭락, 시가총액이 100억 유로 증발되기도 했다.
달러화는 증시 부진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120.17엔으로 상승했으나 되밀려 119.81엔을 기록, 전날의 119.93엔 보다 하락했다. 달러/유로는 전날 98.99센트에서 98.58센트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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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고용동향 조사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는 기업들이 6월 발표한 감원 규모가 전달 보다 11.5% 늘어난 9만4766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급감한 것이다.
이날 나스닥 1400선이 쉽게 무너진데는 반도체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살로먼 스비스 바니의 애널리스트 조나단 조셉은 내셔널 세미컨덕커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취약하며, 장기적으로 휴대폰 시장도 허약해질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펠라요는 반도체 분야 자본투자가 당초 추산한 15% 보다 큰 폭인 20% 줄어들고, 내년에는 20% 늘어날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그는 내년 투자가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펠라요는 이에 따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노벨러스 시스템, 테러다인 등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 이 여파로 반도제주들은 줄줄이 급락했다.
PC업체들도 부진했다. 메릴린치는 컴퓨터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세계 2위의 PC 업체인 델 컴퓨터의 올 하반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 350억달러에서 342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 메릴린치는 그러나 올해와 내년 주당 순익 전망치인 77센트와 95센트는 변동없이 유지했다. 델 컴퓨터는 2.46% 떨어졌다. 휴렛팩커드(HP)는 3.18%, 게이트웨이는 5.8% 각각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주들도 약세였다. 어드벤트 소프트웨어는 전날 오후 기업들의 투자 감소와 정부의 반독점 조사로 인해 2분기 매출이 당초의 기대치에 미달할 것이란 경고로 29.7% 폭락했다. 소프트웨어 툴업체인 래셔널 소프트웨어도 2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으나, 상대적으로 작은 1.34% 떨어졌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유럽연합(EU) 산하 반독점 당국이 사생활 침해 혐의로 MS의 패스포트 웹서핑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확대했다는 소식이 EU의 벌금 부과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2.3% 하락했다.
이날 6월 판매 실적을 발표한 자동차 업체들은 혼조세였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은 6월 판매가 4% 증가했으나 판매 증대를 위해 무이자 할부판매를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실적 악화 우려를 낳으면서 0.63% 떨어졌다. 2위와 3위 업체인 포드와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6월 판매가 11%, 4% 감소했으나 포드는 1.5% 오르고 다임러는 2.2% 하락했다.
미국 양대 재벌의 하나인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이날 상장된 금융자회사 CIT그룹이 공모가를 밑돌자 8% 급락했다. CIT는 전날 공모가가 23달러로 결정됐으나 이날 4.35% 하락한 22.10 달러에 마감했다.
회계 부정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는 제록스는 인도 현지법인에서의 회계 오류 문제가 겹치면서 4.4% 하락했다. 전날 90% 이상 폭락했던 월드컴은 주가가 11센트를 기록, 66.67% 반등했다.
다우 종목인 존슨 앤 존슨과 IBM은 각각 2.2%와 1.45% 상승하며 다우 9000선을 방어하는데 일조했다. IBM은 UBS 워버그 애널리스트가 월드컴 관련 피해 우려를 불식시키는 평가를 한 데 힘입었다. 존슨 앤 존슨에게는 레미케디드 약품에 대한 FDA의 승인이 호재 였다.
이밖에 AOL 타임워너는 7.3% 급락했고, 야후는 12.8% 떨어졌다. 전날 급락했던 아마존은 1.7% 하락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비벤디 충격으로 일제히 급락했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3% 하락했고, 비벤디가 상장된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는 4.2% 급락했다. 프랑크 푸르트의 DAX 30 지수는 3.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