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상보]
사흘 연속 급락했던 뉴욕 주식시장이 11일(현지시간)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최대 악재인 분식 회계 의혹이 이날도 지속됐지만 과매도 인식 확산과 인텔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 제시 루머 등에 힙입어 기술주와 대형주들은 상승의 땅에 도착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도 한때 2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8600선까지 위협을 받았으나 오후 한때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낙폭을 크게 줄여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전날 3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던 다우 지수는 11.97포인트(0.14%) 떨어진 8801.53을 기록했다.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나스닥 지수는 28.45포인트 (2.11%) 상승한 1374.46으로, S&P 500 지수는 6.91포인트(0.75%) 오른 927.38로 각각 장을 마쳤다. 러셀 2000지수는 3.09포인트(0.74%) 떨어진 416.69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21억500만주, 나스닥 22억6000만주로 크게 증가했고, 오른 종목이 두 시장 모두에서 내린 종목 보다 많았다. 급락세가 4일 연속 이어지지 않은 것이나, 거래량이 동반하며 강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증시는 이날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장중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킵이 매출 과장 여부로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과 주간 실업 수당 신청자수가 다시 늘어났다는 노동부의 발표가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SAP의 실적 악화 경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월마트와 이스트만 코닥이 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하고, 세계적인 포털 야후가 전날 7분기 만에 순익을 냈다는 발표 등이 호재도 작용하면서 오후들어 힘을 내기 시작했다.
미 증시가 반감과 절망을 극복하고 급락세를 차단한 것은 악재 이상으로 주가가 떨어졌다는 '과매도' 및 '바닥론' 인식이 확산된 게 가장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매력적인 주가에 이끌려 저가 매수에 속속 나섰다고 딜러들이 전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투자전략가 제프리 애플리게이트는 이날 시장이 극단적인 저평가 국면에 근접했다며, 매수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2000년 3월이후 주식의 채권대비 초과수익률은 -53%로, 74년의 침체장이나 87년의 증시 폭락 때 보다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애플리게이트는 이어 대공황이후 9차례 침체장 동안 증시가 바닥을 지나면 주식의 초과 수익률은 크게 높아졌으며 앞으로 1년간 평균 40%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간스탠리의 바톤 빅스도 이제 주식 매수에 나서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며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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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적 악화 및 경제 회복세 둔화 부담이 남아 있는데다 당국의 조사 확대로 분식 회계 스캔들이 계속 장을 짓누를 가능성이 있어 랠리를 속단하기는 이른 상태다.
이날 달러화는 혼조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17.69엔에서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116.93엔을 기록, 116엔대로 떨어졌다. 반면 달러/유로는 전날 98.91센트에서 한때 99.12센트로 올랐으나 전날 보다 소폭 하락한 98.89센트에 거래됐다.
경제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6일까지 1주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예상보다 큰 폭인 1만6000명 늘어난 40만3000명으로 집계돼 6주만에 40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6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1%, 핵심 PPI는 0.2% 각각 상승했으나 전문가들이 추산한 수준이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급락했던 반도체, 생명공학, 네트워킹, 인터넷 등이 크게 올랐다. 반면 금과 항공, 정유 등은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86% 급등한 372.47을 기록했다. 인텔은 긍정적인 순익전망 제시 루머속에 8.6% 올랐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도 9.4% 상승했다. AMD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각각 3.6%, 5%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날 인텔이 분기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거나 비관적인 애널리스트가 시각을 바꿀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고, 반도체는 물론 기술주 매수세 유인에 영향을 미쳤다.
개별 종목별로는 호재와 악재가 엇갈린 가운데 장 초반 등락이 분명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증시 전반이 오름세로 방향을 잡자 하락 종목도 상승 전환하거나 낙폭을 크게 줄였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은 전날 BOA 증권에 이어 이날 UBS워버그가 투자등급을 하향, 하락세를 이어가다 0.23% 오름세로 마감했다. 반면 포드는 5.9% 급락했다. 세계 최대 포털인 야후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메릴린치가 투자의견을 하향, 5% 가까이 급락했다 5.9% 상승했다. 야후는 2분기에 흑자 전환, 6분기 지속됐던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우지수 편입종목인 월마트와 이스트만코닥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 오름세를 이끌었다. 월마트는 0.78%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이스트만코닥은 11% 급등했다.
반면 브리스톨 마이어스는 SEC가 매출 과장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를 확인, 4.5% 떨어졌다. SEC는 브리스톨 마이어스의 도매상 재고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편법으로 매출을 10억 달러 확대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는 장초반 제약주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으나 낙폭을 줄였고, 화이저가 5% 상승 마감하는 등 여파로 확산되지 않았다.
또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의 SAP은 매출 전망치를 하향한다고 밝혀 7.7%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동반 하락하다 1.3% 상승마감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금융주와 제약업체 등의 부진으로 일제히 급락했다. 런던 FTSE 100 지수는 4.3% 급락하며 97년 4월 수준으로 밀려났다. 파리의 CAC 40 지수도 3.95% 떨어지며 98년 11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1.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