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급락
[상보] "문제는 두려움이다"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의 실마리를 모색하던 미국 주식시장이 12일(현지시간) 다시 무너졌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실적 목표 달성, 델컴퓨터의 순익 전망 상향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신뢰지수 급락이라는 심리적인 요인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만큼 미 투자자들의 심리가 랠리를 이끌기에는 허약하다는 점을 재확인해 준 것이다.
전날 200포인트가 넘는 하락 분을 오후 랠리로 대부분 만회했던 다우 지수는 이날 정반대로 오후 1시를 넘기면서 낙폭을 늘려나갔다. 다우 지수는 117포인트(1.33%) 급락한 8684.53을 기록, 8700선이 붕괴됐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내내 상승권에 머물다 막판 혼전을 거듭하다 0.86포인트(0.06%) 떨어진 1373.57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 역시 소비자 신뢰지수 발표 직후 크게 떨어졌으나 이후 플러스권에 진입했다 5.97포인트(0.64%) 내린 921.40으로 장을 마쳤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회계 스캔들을 진정시키기위해 월가를 방문한 금주 다우 지수는 7.4%, S&P 500 지수는 6.8%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테러 사태후 재개장했던 9월 21일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나스닥 지수 역시 5.2% 떨어졌다.
이날 거래량은 전날보다 크게 줄었지만 평소 수준은 웃돌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5억 9400만주가, 나스닥에서는 19억8900만주가 거래됐다. 또 두 시장 모두에서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생명공학, 인터넷, 텔레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설비 은행 등은 하락하는 혼조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5% 오른 377.13을 기록했다. 인텔과 AMD가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평가로 1.5%, 2.3% 하락했다. 그러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1.4% 상승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램버스는 각각 6%, 8% 급등했다.
UBS워버그는 인텔의 올해와 내년 순익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워버그는 하반기와 내년 마이크로프로세서 출하 증가세가 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CSFB는 경쟁업체인 AMD에 대해 "순익을 담보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CSFB가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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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호재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힘을 잃은 것은 투자자들이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밀러 타박의 투자전략가 피터 브크바는 "호재 보다 악재에 민감한 것은 강세장의 정반대 현상"이라며 "시장이 매우 과매도된 상태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 예고 추세가 긍정적이지만 이것 만으로 위축된 심리를 달래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락 촉매는 소비자 신뢰지수 급락이었다. 미시건대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6.5로 전날의 92.4에서 급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이후 최저치이다. 미국 경제활동의 2/3를 차지하는 소비 심리마저 위축되면 경제 회복세가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불안한 상태의 투자자들은 이 지표 발표 직후 매도로 응답했다.
그러나 6월 소매판매가 자동차 수요 증가로 예상보다 큰 폭인 1.1% 늘어난 것으로 발표돼 펀더멘털의 조금씩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달 소매 판매는 1.1% 감소했었다.
달러화는 혼조였다. 엔/달러 환율은 116.90엔으로 전날의 116.88엔보다 소폭 상승했다. 달러/유로는 99.13센트로 전날의 98.94센트 보다 올랐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GE는 이날 2분기 순익이 예상대로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연간 실적 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GE는 4.1% 상승했다.
델컴퓨터는 전날 장 마감후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2분기에 83억 달러 매출과 주당 19센트의 순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5월에 제시했던 매출 82억 달러, 주당 순이익 18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리먼 브러더스는 이에 따라 델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고, 델은 4.6% 상승했다.
텔레콤 장비업체 주니퍼 네트웍스 역시 2분기 매출이 감소했으나 순익을 냈다고 발표, 6.6% 급등했다. 램버스도 전날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 8% 상승했다.
반면 다우 편입 종목인 홈디포는 메릴린치가 판매 둔화 등을 이유로 투자 의견을 '강력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7% 급락했다. 홈디포는 분기 및 앞으로 3년간 순익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나 하락세를 돌리지는 못했다.
듀크 에너지는 상품거래위원회와 법무부로부터 에너지 거래와 관련한 자료제출을 요구받았다는 소식에 11.8% 급락했다
또 스프린트는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12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4.2% 상승했다. 그러나 JP모간이 올해 경기 회복이 순익 증가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며 순익 전망치를 하향한 버라이존, SBC커뮤니케이션, 벨 사우스 등은 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AOL 타임워너는 아메리칸 온라인을 담당한 최고 경영자를 계속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4.1% 떨어졌다. 이 부문은 배리 슐러가 지난 4월 사임한 후 최고운영책임자 로버트 피트만이 맡고 있었다. 새로운 책임자 물색은 현재 경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자인으로 해석되면서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막판 미 소비자 신뢰지수 급락에 반응, 오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21.2포인트(0.5%) 더 하락한 4208.8을 기록했다. 파리의 CAC 40 지수도 6.23포인트(0.2%) 떨어진 3505.87로 마감했다. 프랑크 푸르트의 DAX 지수는 2.88포인트(0.1%) 오른 4121.38로 장을 마쳤다. 유럽 증시는 FTSE 유로탑 100 지수 기준으로 한 주간 9%, 올들어 24% 급락하는 부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