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기술주 급락, 다우도 하락반전
[상보]
미국 투자자들이 엇갈린 기업 실적에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뉴욕 주식시장이 18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반전, 일중 저점에서 장을 마쳤다.
기술주들이 급락한데다 블루칩 역시 랠리를 이끌지 못하자 불안한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선 결과다. 지수가 지척거리면 곧바로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자들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회계 부정 의혹은 여전했고, 단골처럼 등장했던 바닥론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8일만에 반등했던 다우 지수는 장중 오름세를 유지했다 오후 2시부터 힘을 잃기 시작해 막판 급락하며 다시 세자리수 하락, 일중 저점에서 마감했다. 지수는 132.99포인트(1.56%) 떨어진 8409.4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시벨 시스템즈 등의 실적 경고로 시종 마이너스권에 머물다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늘려 40.29포인트(2.88%) 떨어진 1356.96으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 역시 장 초반 강보합세에도 불구하고 기한번 펴보지 못한 채 24.48포인트(2.7%) 떨어진 881.56으로 마감, 900선이 다시 붕괴됐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줄었으나 블루칩의 손바뀜이 많아 뉴욕거래소에서는 17억2300만주로 평소 수준을 웃돌았다. 나스닥 시장의 거래량은 17억9500만주 수준이었다. 상승 종목은 전날 오랜 만에 하락 종목을 앞섰으나 이날은 반대로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배 이상 많았다.
업종별로는 기술주들이 특히 부진했다.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반도체, 생명공학 등의 낙폭이 컸고, 정유 제지 금 등은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6개 편입 전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3.35% 내린 368.70을 기록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AMD는 6.5% 떨어졌고, 경쟁업체인 세계 최대의 인텔도 1.3% 하락했다. 램버스는 11.2% 급락했다.
달러화는 전날에 이어 강세를 이어가다 증시가 하락하자 혼조세로 바뀌었다. 엔/달러 환율이 전날 116.21엔에서 116.62엔으로 상승,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로화에 대해서는 하락반전했다. 달러/유로는 1.0084달러에서 1.0099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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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S&P 투자정책 위원회는 향후 18개월간 상승 잠재력은 하락 위험을 크게 압도한다고 전망했다. 악순환에 빠진 침체장에 반기를 들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S&P는 강조했다. 특히 대규모 항복이 있어야 바닥을 찾는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나 최근 급락세는 부정적인 심리가 갈수록 악화되는 지속적인 항복으로 규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역시 매도세에 묻혀버렸다.
개별 업종별로는 순익에 따라 명암이 갈리는 양상이었으나 기술주에서 경고가 많았던 탓에 이들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시벨 시스템즈는 순익이 61% 급감하고, 직원 16%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8% 폭락했다. 인텔의 경쟁업체인 AMD는 분기 1억8500만달러의 손실을 내고, 매출도 29%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6.5% 떨어졌다. AMD는 PC 수요 부진과 인텔과의 경쟁 격화를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46% 증가했으나 경제 여건이 험난하다는 이유로 연간 휴대폰 판매 전망치를 하향, 5.6% 떨어졌다.
반면 전날 장 마감후 순익이 감소했으나 목표치는 달성했던 IBM은 1.9% 상승했다. 연간 순익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고 재확인 게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델컴퓨터는 2분기 매출이 83억달러, 주당 순이익은 19센트로 예상치를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혀 한때 강세를 유지했으나 막판 부진으로 1.1% 하락했다.
다우 종목인 필립모리스는 2분기 순익이 14% 증가하며 예상치를 충족시켰으나 연간 순익 증가율이 예상했던 범위의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3.8% 하락했다. 하니웰은 UBS워버그가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한 가운데 2.9% 상승했다. 워버그는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인데다 배당이 많고, 순익 전망도 보다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분기 순익이 미국 크라이슬러 부문의 호조로 52% 증가하고, 연간 전망도 상향조정하면서 상승했다.
일라이 릴리는 순익이 20% 급감하면서 4.6% 떨어졌다. 이 여파로 머크와 존슨 앤 존슨도 약세를 보였다.
회계 부정 의혹도 이날도 변함없이 등장했다.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AOL타임워너는 합병에 앞서 매출을 부풀렸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5% 하락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AOL이 2000년부터 온라인 매출을 비정규적인 방법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또 AOL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로버트 피트만이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악재가 됐으며, AOL은 장 마감후 이를 공식 확인했다.
이날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나 분위기 개선에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노동부는 13일까지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가 37만9000명으로 예상보다 큰 폭인 2만8000명 감소, 2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콘퍼런스 보드도 6월 경기선행지수가 112.4로 전달과 같았다고 발표했다. 증시 부진으로 소비 심리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3~6월후 경제를 가늠하는 이 지수가 하락하지 않은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전문가들도 전달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추산했었다. 반면 7월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는 6.6으로 전달의 22.9보다 급락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노키아의 실적 목표 달성과 다임러 클라이슬러 순익 증가 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노키아는 그러나 실적 전망 하향으로 하락했고, 증시의 오름폭도 제한시켰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2.55% 상승한 4297.30을 기록했다. 파리의 CAC 40 지수도 2.1% 오른 3513.61로 장을 마쳤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소폭인 0.19% 오른 4100.75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