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390p 폭락..4년래 최저
[상보] "매수자의 파업이다." "도대체 바닥이 어디냐."
미국 블루칩이 19일(현지시간) 폭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대표 기술주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존슨 앤 존슨에 대한 당국의 조사, 무역수지 악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등 악재들이 잇단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17일 반등이 하루를 넘기자 못하자 희망을 잃고 매도 대열에 합류, 지수를 끌어 내렸다. 이들이 그나마 남은 자산을 옮긴 금은 급등, 증시에 대한 불신을 방증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블루칩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이날 급락세로 출발, 8300, 8200, 8100선을 차례로 하향돌파한 끝에 장막판 8000선 까지 붕괴되기도 했다. 최근 10일새 한 하루를 빼고 모두 하락한 다우 지수는 지난해 9월 11일 테러 사태 직후인 21일 기록한 종가(8235.81)는 물론 장중 저점 8062.34까지 깼다. 다우지수는 8000선을 간신히 회복했지만 390.23포인트(4.64%) 급락한 8019.26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98년 10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37.90포인트(2.79%) 떨어진 1319.05를, 전달 5년 만에 900선이 붕괴된 S&P 500 지수는 33.81포인트(3.84%) 급락한 847.75를 각각 기록했다. 두 지수는 97년 4월과 5월이후 최저치이다. 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지수도 전날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10.52포인트(2.65%) 떨어진 386.19로 마감했다.
이들 지수는 올들어 하락률이 모두 20%를 넘어서 분명한 침체장에 진입했다. 다우지수의 연초대비 하락률은 20.1%, 나스닥은 32.4%, S&P 500 지수는 26.2%에 이른다. 이에 따라 1941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다우지수는 최근 2주일새 1000포인트 이상, 15% 급락했다. S&P 500 지수도 2주일간 14% 떨어졌다. 이런 하락폭은 증시가 붕괴됐던 1987년 10월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24억1300만주, 나스닥 23억4800만주로 올들어 최구 수준이었다. 이 와중에 뉴욕거래소에서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4배, 나스닥의 경우 3배 이상 많아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입증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16.21엔 에서 이날 115.79엔으로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0126달러로 전날의 1.0084센 보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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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증시 급락으로 금값은 크게 올랐다. 8월물 금 선물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한때 326달러까지 급등했다 전날보다 6.80달러 급등한 323.90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금값은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50일 이동평균선도 넘어섰다. 은값 역시 상승해 9월물 선물은 온스당 5.12달러까지 올랐다 7.3센트 오른 5.078달러에 마감했다.
또 경제 회복 둔화에도 불구하고 채권은 상대적인 안전처로 부상되면 강세를 보였다.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4.568%로, 30년물 역시 5.355%로 하락했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6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예상대로 전달보다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월 무역수지 적자는 376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5월 무역 적자가 350억 달러로 4월의 351억4000만 달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전망도 다시 불투명해졌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및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집계하고 있는 퍼스트콜에 따르면 3분기 순익 전망을 제시한 S&P 500 기업 가운데 이전 목표보다 밑돌 것이라고 밝힌 곳이 93개로 상향을 예상한 40개 보다 배 많았다.
최근 비관론 대열에서 이탈, 주식 비중 확대를 권고한 모간스탠리의 투자 전략가 바톤 빅스도 금의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한자릿수 중반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를 댔다. 빅스는 대형 펀드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이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나올 때 선호되는 포트폴리오 처럼 금 비중을 5%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밀러 타박의 투자전략가 토니 크레센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과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 우려에 염증을 느껴 주식을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화 하락, 재정 적자 확대로 인해 매도세에 가세하고 있으며, 연금펀드는 수익률 부담으로 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 부문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탓에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웹부시 모간의 트레이더인 케빈 코언은 "매수자들의 파업이다. 금요일 탓에 누구도 주식을 사려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수가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업종이 하락했다. 기술업종은 물론 은행, 소비재, 제약, 설비 등 전통주들도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5% 떨어진 364.08을 기록했다. 인텔과 AMD가 2.8%, 3.7% 하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2.3% 떨어졌다.
개별 종목별로는 존슨 앤 존슨 등이 눈에 띄었다. 존슨 앤 존슨은 푸에르토리코 공장에서 빈혈치료제 자료가 잘못 처리됐다는 것과 관련해 식품의약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으로 15.8% 폭락했다. 존슨 앤 존슨은 자료 왜곡이 유럽에서 발견된 환자들의 잇단 부작용과 관련성이 없다고 강조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메릴린치는 존슨 앤 존슨의 투자 의견을 중기 '강력매수'에서 '매수'로 하향했다.
같은 다우 종목인 머크는 순익 목표 달성으로 강세를 보이다 하락세로 마감했다. 파마시아는 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을 재확인했으나 3% 떨어졌다.
전날 실적 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을 낮춘 마이크로 소프트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이번 분기 순익을 당초 기대치에소 소폭 낮췄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 하락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2분기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3분기 소폭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경고하면서 26.7% 폭락했다. CSFB는 이를 반영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펩시코는 순익 전망치를 달성했으나 매출이나 판매량이 예상보다 더디게 증가한게 우려를 사면서 10% 급락했다.
매출 과장 의혹과 별도로 경영진 개편에 나선 AOL타임워너는 7% 급락했다. 전날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주도했던 최고운영책임자 로버트 피트만의 사임으로 AOL 부문의 우려가 크게 증폭됐었다
이밖에 스웨덴의 에릭슨은 2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커진데다 향후 전망도 어두워 17% 폭락했다. 에릭슨은 3억7850만 달러 손실로 7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또 32억달러의 자금 조달을 위해 80억 주의 신주를 발행하겠다고 밝혀 에릭슨은 올해 휴대폰 시장 규모를 15% 이상 줄어든 3억9000만대로 예상하면서 텔레콤 장비 시장의 전환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 여파로 유럽 시장에서 노키아가 5.8% 떨어졌고, 알카텔도 12.5% 급락했다.
또한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4.63% 급락한 4098.3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 주간 3% 떨어졌고, 올들어 21% 급락, 침체장에 진입한 상태다. 파리의 CAC 40 지수는 5.4% 하락한 3324.04로 장을 마쳤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도 5.09% 하락한 3891.88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