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순익 더블딥(?)", 다우 269p↓

[뉴욕마감]"순익 더블딥(?)", 다우 269p↓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8.06 05:41

[뉴욕마감]"순익 더블딥" 우려.. 다우 270p↓

[상보] 주식시장에서 민감한 재료는 경제 보다는 기업 순익이다. 경제가 둔화되면 순익도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미국 경제가 성장률 둔화, 제조업 및 서비스 경기 위축, 고용 시장 냉각 등으로 다시 침체(더블 딥)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자순익의 '더블 딥'경고가 불거졌다. 7월의 악재였던 회계 스캔들이 진정되더라도 순익 개선이 가시화하지 않는 한 '고평가' 논란이 가시지 않은 주가의 상승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미국 주식시장이 5일(현지시간) 경제 및 순익의 '더블 딥' 우려로 다시 급락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순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1, 2위 금융회사 씨티그룹과 JP모간 체이스가 크게 떨어지면서 3일장 연속 세 자릿수 하락, 8000선 마저 위태롭게 됐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일째 급락, 최근 랠리 직전일인 7월 23일 저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비제조업(서비스) 지수가 예상치를 밑돌아 경제 회복 우려감을 높였다. 여기에 기업 순익도 반짝 회복한 후 다시 감소할 것이라는 '순익의 더블 딥'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이에 따라 7월 24일의 장중 저점이 28개월을 넘긴 이번 침체장의 '진짜 바닥'인지에 대한 논란은 증폭됐고, 투자 심리는 냉각됐다.

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순익이 개선되고 있으나 그 속도가 전문가들의 기대한 것 만큼 빠르지 않다며, 순익의 더블 딥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경제 사이클(순환 주기) 보다는 순익 사이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현재 순익 지표는 매우 혼재돼 있어 순익의 더블 딥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번스타인은 순익 사이클은 경제 사이클에 영향을 받지만 변동성이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다우 지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늘려 결국 269.50포인트(3.24%) 급락한 8043.6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41.91포인트(3.36%) 내린 1206.01을 기록했다. 이로써 7월 23일의 저점(1229.05)이 무너졌고, 24일의 장중 저점(1192.42)에 바짝 다가섰다. 펀드매니저들의 실적 잣대인 S&P 500 지수도 3일째 급락하며 이날 29.64포인트(3.42%) 내린 834.60으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4억1000만주, 나스닥 13억1700만주 등으로 부진했다.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배 이상 앞지른 가운데 하락 종목의 거래량 비중은 뉴욕 거래소 88%, 나스닥 87% 등으로 90%에 육박했다.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52주 신저가 종목도 속출, 뉴욕 거래소에서는 217개, 나스닥의 경우 296개에 달했다. 이는 신고가 종목 수 34개와 11개를 크게 압도하는 것이다.

ISM은 이날 오전 10시 7월 서비스업 지수가 53.1로 전달의 57.2보다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제조업 지수가 50.5를 기록, 확장 기준선 50에 근접한 것에 비해서는 괜찮은 수준이며, 6개월 연속 확장을 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밑돌아 서비스 부문도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반면 취업알선기관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는 기업들의 7월 감원이 15% 감소, 14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지표가 되는 10년 물 국채의 유통수익률은 4.240%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주 말 118.92엔에서 119.72엔으로 상승했다. 유로화는 지난 주 98.76센트에서 이날 98.18센트로 거래돼 달러화에 대해 약세였다.

이날 업종별로는 반도체, 하드웨어, 은행, 생명공학 등이 특히 부진한 가운데 전업종이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7.50포인트(5.71%) 급락한 283.91을 기록, 98년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AMD를 제외한 15개 업체가 모두 하락했다. 인텔은 4.97%,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5.12% 각각 떨어졌다. 반면 AMD는 배런스의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은 '배런스 효과'로 유일하게 3.56% 올랐다.

개별 종목별로는 씨티그룹와 JP모간 체이스가 리먼 브러더스의 순익 전망치 하향으로 급락하면서 다우 지수와 S&P 500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리먼은 두 회사의 주가가 영업 환경 악화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시장수익률을 밑돌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올해 순익 전망치를 낮추었다. JP모간 체이스는 6%, 씨티그룹은 7.1% 각각 떨어졌다.

리먼은 그러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대해서는 폭풍속의 항구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BOA는 2.2% 하락했다

다우 종목인 프록터 앤 갬블(P&G)은 4~6월 분기 흑자전환하고 순익도 기대치를 충족했으나 2.8% 하락했다. P&G는 6월말까지 회계연도 4분기 9억10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억2000만달러의 손실과 비교되는 것이다. P&G는 내년 7월부터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으나 투자자들의 시각이 경제에 쏠리면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월트 디즈니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신용등급 하향을 위한 검토대상에 포함시켰다는 발표로 6.8% 급락했다. 무디스는 디즈니의 테마파크 입장객과 ABC 방송 수입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디즈니는 지난 2일 실적을 경고했고, S&P도 부정적인 관찰대상에 올려 놓았다.

이밖에 6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시스코 시스템즈는 리먼 브러더스의 등급 하향 등과 맞물려 4.5% 하락했다. 리먼은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시스코에 대한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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