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사흘째 랠리,다우-나스닥 3%↑
[상보]"뉴욕증시가 삼바춤을 추고 있다"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 사흘째 내리 질주하자 미국 금융전문 사이트 CNN머니가 내지른 탄성이다. 브라질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 소식이 남미 경제위기에 물려있는 금융주들을 끌어올린 것이 랠리의 최대 동인으로 작용했다. 고용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음을 시사하는 등 나쁘지 않은 경제지표도 증시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증시는 일찌감치 승부를 가렸다. 개장 초 방향을 모색하며 블루칩은 오르고 기술주는 약세를 보이는 혼조세를 연출한 후 한 차례의 출렁거림이 있었으나, 오전 11시경부터 확실한 승기를 잡기 시작한 증시는 이후 거침없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255.87포인트(3.03%) 오른 8712.02를 기록, 8700선을 넘어섰다. 다우지수는 사흘째 오름폭이 세자리수를 기록하며 모두 668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연초 대비 낙폭을 13%로 좁히게 됐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62포인트(2.78%) 상승한 1316.52로 마감 1300선을 돌파했다. 올들어선 33% 하락한 상태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8.69포인트(3.27%) 오른 905.46을 기록, 900선을 탈환했다.
막판 랠리로 장세를 뒤집었던 전날과 달리 이날 장세가 초반부터 선명했던 건 브라질 자금 지원과 경제지표 발표 등 호재들이 미리 준비돼 있어 투자자들이 미리 입장정리를 한데다 장중 특별한 악재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개장 초 월마트가 7월 매출 성장이 기대에 못미쳤다고 발표했으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함께 제시, 큰 파장을 일으키진 않았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5억주, 나스닥 14억주 등으로 전날과 큰 차이가 없었다. 뉴욕거래소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2대1로 앞섰으며, 나스닥은 9대7로 상승 종목이 더 많았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곤 일제히 올랐다. 증권, 은행, 생명공학 등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13.34포인트(4.34%) 오른 320.99를 기록했다. 초반 약세를 보였던 인텔과 AMD는 각각 3.8%와 4.0% 올랐으며,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도 2.7% 상승했다. 인텔은 전날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하지 않겠다고 발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IMF의 브라질 자금지원 소식은 랠리를 사흘째 이끄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큰 손실을 입었던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들어 남미위기가 브라질과 우루과이로 확산되면서 추가 손실에 대한 우려를 낳았었다. US 뱅코프 파이퍼 재프리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은 브라질에 114억달러가 물려있으며, 미국 7위 은행인 플릿보스톤은 103억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JP모간도 21억달러가 묶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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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브라질마저 부도사태를 맞을 경우 이들 은행은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됐다. 그러나 IMF는 전날(7일) 브라질에 향후 15개월 동안 300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 우려를 잠재웠다. 지원금의 80%는 내년에 집행될 예정으로 있으며, 브라질의 국가부채 상환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엔론 스캔들로 시달려왔던 씨티그룹이 스톡옵션의 비용처리하고 추가적인 재무정보를 공개하겠다며 경영투명성 제고 의지를 분명히 한 것도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씨티그룹과 JP모간은 각각 7.6%와 9.7% 급등했으며, 플릿보스톤도 7.8% 뛰어올랐다.
폭스-핏 켈톤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인 데니스 라플랜트는 "IMF의 남미지원 소식으로 남미경제 붕괴 우려를 덜어낸 것이 증시에 확실한 상승촉매로 작용했다"며 "시장을 압도했던 부정적인 분위기가 점차 반전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여름용품 매출 부진으로 인해 7월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5~7%로 예상한 전문가들의 기대에는 못미치지는 것이다. 월마트는 그러나 2분기 순익은 예상치인 주당 44~45센트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8월 매출도 4~6% 증가, 다시 정상궤도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우편입 종목인 월마트는 장중 한때 낙폭을 3% 이상 확대했으나, 1.7% 반등한 채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표적인 소매업체인 홈디포는 4% 하락했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다니엘 폭스는 이날 소매업체들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분쟁을 종결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 3.9% 뛰어올랐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은 5.2% 상승했다. 이밖에 하드웨어업체들도 강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은 3.5% 올랐으며, 델컴퓨터와 휴렛팩커드(HP)도 각각 3.9%와 4.9% 상승했다.
반면 휴대용 컴퓨터 전문업체인 팜은 S&P500지수에서 제외된다는 소식으로 16% 폭락했다. S&P는 이날 팜의 시가총액이 낮고 주가도 하락해 S&P500지수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델은 2년전 100달러를 호가했던 주가가 현재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S&P는 팜 대신 제초제 제조업체인 몬산토를 편입시킬 예정이다. 몬산토는 8.7% 급등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전날에 이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는 예상보다 큰폭으로 감소, 고용시장이 안정을 회복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4주 평균 신청자수는 17개월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개장전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전주보다 1만5000명 감소한 3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전달보다 0.2% 하락,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의 없음을 암시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오히려 물가가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0.1% 상승을 점쳤었다. 핵심 PPI는 전월보다 0.3% 하락, 지난해 10월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사흘간 랠리에도 불구하고 베어마켓(침체장) 속의 일시적인 랠리일 뿐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힘들 것이란 비관론은 여전하다. 인베스터 캐피톨 펀드의 수석 투자책임자인 프레드 시어스는 "대부분 종목들이 여전히 너무 비싸기 때문에 상승세를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시어스는 앞으로 기업들의 해고사태가 더욱 확대되고 나스닥 지수에 비해 낙폭이 덜한 편인 다우지수의 추가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증시는 올해도 하락세로 마감할 경우 1941년 이후 첫 3년 연속 부진을 기록하게 된다.
전날 강세를 보였던 국채는 증시 랠리 영향으로 도피성 자금들이 빠져나가면서 하루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9%로 올랐으며, 30년물도 5.23%로 상승했다.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20.13엔에서 121.60엔으로 올랐으며, 달러/유로 환율은 97.44센트에서 96.64센트로 내려갔다.
전날 6개월만의 최대 랠리를 펼쳤던 금 선물가는 증시 호조로 인해 하루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금 12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3.90달러 하락한 온스당 312.2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침공이 늦춰질 것이란 예상으로 한때 약세를 보였던 유가는 소폭 오른 채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은 17센트 오른 배럴당 26.67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IMF의 브라질 자금 지원 소식에 힘입어 일제히 랠리를 펼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는 전날보다 213.72포인트(6.17%) 뛰어오른 3679.26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FTSE100지수는 146.10포인트(3.57%) 상승한 4240.50을, 프랑스 CAC지수는 117.94포인트(3.61%) 오른 3388.45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