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둔화 경고..지지선 붕괴

[뉴욕마감]경기둔화 경고..지지선 붕괴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8.14 06:09

[뉴욕마감]"경기둔화" 경고, 지지선 붕괴

[상보] "예상대로였다."

침체의 터널 끝을 찾지 못한 미국 주식시장이 13일(현지시간) 경제 사령탑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 유지 결정에 매도로 화답했다. 금리 유지가 다소 실망스런 결과이기도 하지만 FRB가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 향후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와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등 주요 지수들은 FRB 발표 직후 혼조세를 보이다 20여분을 지난 직 후 급락세로 방향을 정하고 낙폭을 늘려갔다.

다우 지수는 206.50포인트(2.38%) 급락한 8482.39를 기록, 85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 지수 역시 37.57포인트(2.87%) 내린 1269.27로 마감하며 1300선을 양보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9.59포인트(2.17%) 떨어진 884.21을 기록, 900선이 붕괴됐다.

이날 금리 유지를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증시의 단기 분수령으로 간주될 만큼 이번 주 최대관심사였다. FRB는 일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뒤로 한 채 "금융시장 약세와 기업 회계 및 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올 봄부터 나타난 총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책 기조만 경기 둔화 우려로 수정했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지만 당장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실망감을 낳았다.

특히 경기 회복을 낙관하던 한달 전과 달리 증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인정, 앞으로 미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이 4.3% 하락하며 급락을 주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망과 동시에 안도감을 표시했다. PNC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튜어트 호프만은 시장이 금리 인하를 기대했었다며, 그러나 정작 금리가 인하했으면 패닉과 같은 과민 반응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FRB가 경기 둔화를 인정하기만을 원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날 채권값은 크게 올랐으나 달러화는 동반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080%로 76년이후 최저수준으로 급락했다. 30년물의 경우 4.973%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118.79엔에 거래되며 전날의 119.08엔 보다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는 저날 97.86센트에서 이날 98.22센트로 강세였다.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2억8800만주, 나스닥이 16억400만주 등으로 전날 보다 늘었으나 뉴욕거래소의 경우 여전히 평균 수준을 밑도는 것이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배 이상 많은 가운데 내린 종목의 비중이 각각 81%, 87%에 이르러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모토로라를 제외한 15개 종목이 하락, 4.23% 급락한 298.88을 기록했다. 인텔과 AMD가 4.7%, 3.7% 하락했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4.7%,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어플라이드도 0.8% 하락했다.

또한 유에스에어웨이의 파산 보호 신청을 계기로 경영난이 재확인된 항공주들도 대체로 전날의 부진을 이어갔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기업 UAL은 27% 폭락했다. 반면 아메리카 에어라인(AMR)은 비용 절감 노력이 긍정적으로 작용, 4.5% 상승했다.

항공사들의 부진으로 제작업체의 타격이 예상되며 보잉 등도 동반 하락했다. 보잉은 8%,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8.7% 급락했다. 하니웰도 7% 떨어졌다.

한편 7월 소매판매는 자동차 부문의 호조로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을 제외하면 0.2%에 그쳤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수준이나 무이자 할부판매 등에 힘입은 자동차 판매 호조가 계속 지속되기는 어려워 소비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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