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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 TV 토론 프로그램 방영도중 해프닝이 있었다. 서울의 강남 부동산투기에 대한 대책을 토론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사회자가 토론 시작후 얼마 안돼 "그런데 차관님 댁은 어디죠?"라고 물은 것이다.
그 차관은 "(강남구)도곡동입니다"고 대답했다. 머슥해진 사회자는 그 옆 건설교통부 국장에게 또 물었다. "국장님은?", "전 (강남구)대치동입니다" 그 국장옆 모연구원 원장도 역시 '강남사람'이었다. 사회자의 엉뚱한 애드리브 때문에 그날 토론회는 영 싱겁게됐다. 아무리 토론자들이 심야에 진지하게 강남 땅값대책에 토론해도 어색하기만 했다.
지난 '8.9 부동산대책'이후 강남 집값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한다. 예전같으면 '대책' 발표후 몇달만이라도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엔 정부의 체면 조차 세워주지 않은 셈이다. 부동산업자들은 "잠시 소나기가 지나가면 괜찮을 것이다"며 정부 대책의 약발을 부정한다. '8.9대책' 당시 국세청이 이례적으로 세무조사 대상자 수까지 밝히면서 엄포를 놓았는데도 집값이 그대로 인 것은 무슨 연유일까.
정부 당국은 "'강남 사람들'이 마련한 투기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냉소적 반응을 외면해선 안된다. 공교롭게도 '8.9대책'을 지휘했던 윤진식 재경부 차관의 주소도 '강남구 개포동'이다. 윤 차관도 '강남사람'이기 때문에 '8.9대책'에 사(私)적 이해가 개입됐다고 몰아세운다면 억울해할 것이다. 또 대책에 참여했던 차관들 가운데 '비강남'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번 '8.9대책'에서 교육대책이 빠진 것을 두고 핵심 쟁점을 비껴간 채 변죽만 시끄럽게 울린 대책이란 지적이 많다. 모 명문대 입학생 가운데 절반 가량이 '강남' 출신이라거나, 수도권의 비평준화 명문고교의 평준화가 최근 강남 집값 투기의 도화선이었다는 얘기를 '대책' 참여자들이 듣지 못했을 리 없다.
'강남 투기대책'을 '강남사람' 빼고 마련해보라고 주문한다면 지나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