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더비야의 오일쇼크

[기자수첩]더비야의 오일쇼크

권성희 기자
2002.08.23 12:31

[기자수첩]더비야의 오일쇼크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과 만나 좋은 인재를 구하는 방법을 물었다. 여왕은 적절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아버지에게 아이가 하나 있고 어머니에게 아이가 하나 있는데 이 아이가 당신의 형도, 누나도 동생도 아니라면 누구냐"고 물었다. 블레어는 "바로 나"라고 대답했다.

부시는 이 방법에 너무 감동받아 한 측근을 불러 똑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측근은 알아보고 오겠다고 나가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에게 물어봤다. 파월은 "바로 나"라고 대답했고 이 측근은 부시에게 달려가 "그건 파월"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부시는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멍청아, 그건 토니 블레어란 말이다."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유머 '부시 시리즈' 중 하나다. 부시를 희화화한 유머의 일관된 주제는 그의 '멍청함'이다. 요즘 세계 최강대국의 '멍청한' 지도자와 똑같이 멍청한 '측근들'이 세계의 경제와 안보를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증시 약세와 경기 회복세 둔화가 부시 때문이라며 '부시 베어마켓(침체장)'과 '더비야의 더블딥(이중 경기 하강)'이란 말이 유행했다. 더비야는 조지 W. 부시 중 W의 텍사스주(부시의 고향) 사투리로 그의 별명이다.

이제 '더비야의 오일 쇼크'란 유행어가 나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할 태세를 갖추면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는 21일(현지시간) "나는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라며 이라크전이 임박했다는 최근 관측을 간접적으로 부인하기는 했다.

그러나 현재 휴가 중인 부시가 읽고 있는 책이 대 이라크 강경파이자 신보수주의자인 엘리어트 코헨 미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최고사령부:전시의 리더십'이라는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부디 멍청함에다 막무가내적 강경노선을 더해 '더비야의 오일 쇼크'란 말을 만들어내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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