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 공산당의 역설
"스스로가 공산당 1세대이면서도 2세대를 자칭했으며, 3세대를 키웠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자신이 장정에 참여했음에도 마오쩌둥을 부정하고 개혁개방이란 무기로 2세대 왕조를 열었으며, 현재의 3세대 지도자를 발탁했다. 덩샤오핑은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 인물사 그 자체인 셈이다.
이제 이같은 중국 공산당사를 다시 써야할 형편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7월 민간 기업가의 입당을 허용한데 이어 최근 최고 권력기구인 당 중앙위원회에 기업가의 진출을 사실상 허용했다. 중국은 당정군에서 당 우위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 나라다. 따라서 공산당이 권력의 최정점에 있으며, 중앙위원회는 공산당의 최고 의결기구다.
사실 중국 최고의 권부는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원회다. 7명으로 구성된 상임위에서 모든 결정이 이뤄진다. 그러나 상임위원은 중앙위 위원 중에서 선임된다. 따라서 중앙위는 중국 최고 권부 입성을 위한 발판이다. 그 중앙위원에 기업가가 진출하면 이들이 최고위층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되는 셈이다.
중국 정계의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중국 공산당 창당 80주년 기념 7.1 담화에서 "사영 기업주들도 공산당 품에 끌어 안겠다"는 장쩌민 주석의 발언부터 시작됐다. 이후 보수파가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공산당은 결국 민간 기업가의 입당을 허락했으며, 사유재산 불가침권을 헌법에 명문화하기도 했다. 공산당이 민간 기업의 약진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유산자를 타도하고 탄생한 무산자와 농민의 정당이다. 무산자의 당 공산당에서 유산자인 기업가가 당의 간부가 되는 역설을 그들은 어떻게 설명할까가 자못 궁금해진다. 이쯤되면 중국은 말만 사회주의지 사실상의 자본주의 사회라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