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락가락` 투기지역 발표
8.9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은 후 정부는 좌불안석이다. 고강도 대책에도 시장에서 도대체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투기세력이 수도권으로 몰려다니며 분양권 값을 올려 놓는가 하면 전세철을 앞두고 강북에선 아파트 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상황이 이쯤되고 대통령까지 나서자 다급해진 건설교통부는 부랴부랴 투기과열지구를 경기지역까지 확대했다. 보통 한 달은 족히 걸리는 법령 개정작업을 일주일만에 뚝딱 해치워버렸다.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느끼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얼마나 급조됐는지 확인시켜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건교부는 2일 오전 고양, 남양주, 화성시 전체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 시간여 뒤 고양시 대화, 탄현동과 남양주시 호평동, 화성시 태안읍과 각 시내 택지개발예정지구 10곳으로 축소한다고 수정해 내놓았다.
불과 두시간여만에 투기과열지구 대상이 엎치락 뒤치락한 셈이다. 건교부 고위관계자는 경기도가 수정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경기도와 협의도 채 않된 상태에서 발표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이미 예상됐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위해 경기도와 협의가 완료돼 공식 서류만 받으면 된다는 게 며칠 전 건교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준비가 안된 경기도에 시일을 너무 촉박하게 재촉했기 때문이라는 게 다른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는 분명 해프닝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내놓는 잇단 대책이 `대책을 위한 대책'이란 인상이 짙다. 관계 부처들끼리 마치 대책 경쟁이라도 하듯 발표하는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과연 널뛰는 주택시장을 잡을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부대책이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버린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정부가 알고 있는지도 궁금해진다. 내일은 또 정부가 어떤 대책으로 깜짝놀라게 할지 그것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