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강남 집값잡기

[광화문]강남 집값잡기

강호병 이코노미스트
2002.09.19 12:23

[광화문]강남 집값잡기

정부가 치솟는 부동산가격을 잡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들어 나온 부동산대책만도 5번이다. 내용면에서도 금리인상과 같은 거시적 대책을 제외하고는 나올만한 것은 다나왔다는 느낌이다. 이제 분당,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에 빠져있다고 해서 말이 많던 지역들이 신규로 투기과열지구로 편입될 모양이다.

최근 잇단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보면 지역별로 특수한 처방을 들이대지 않고 일반적인 처방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별로는 물론이고 지역내에서도 아파트값이 오른 이유가 다 다른데도 말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투기과열지구로 두루뭉술하게 묶고 거기에 부동산 수요를 억압하는 정책을 집중한들 정책의 실효성을 낳기 어렵다.

주택은 사용가치와 투자가치가 정확하게 분할되는 특이한 자산이다. 사용가치란 그 집에 살면서 얻게 되는 모든 효용에 대한 가치로 전셋값으로 표현된다. 집의 구조, 교육, 교통 등 모든 환경에 대한 가치가 올라가면 전셋값이 올라 집값이 오르는 것으로 반영된다. 투자가치란 주거와 무관하게 투자수단으로 집이 갖는 가치로 집값에다 전셋값을 뺀 값이다. 따라서 투기에 의해 집값이 오른 곳일수록 집값대비 전세값비율이 현저히 낮다.

서울 서초,강남, 송파구지역 아파트의 경우 집값 대비 전셋값비율이40%대로 다른 지역보다 낮게 나타난다. 특히 20평이하의 작은 평수 아파트는 집값대비 전셋값 비율이 20%에 불과해 투기적요인에 의한 거품이 많다. 모 주공아파트는 11평 정도가 전세 6천만원에 집값은 3억원에 이른다.

이런 경우는 주택을 몇십채나 구입하는 엽기적인 투기행각을 벌이는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양도세 중과세나 세무조사 등이 집값을 잡는데 제몫을 할 수있다. 그러나 서울강남 내에서도 평수에 따라 지역간 편차가 심해 일률적인 대책이 먹혀들기 힘들다. 강남이라고 해도 큰 평수의 아파트일수록 교육여건, 쇼핑 등 기타 환경이 우수해서 값이 오른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런 경우는 투기억제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별 효과가 없다. 다른 곳에서 전세살다가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에 집을 사서 몇 년 있다 팔고나면 양도세를 안 물수도 있다.

서울 강남은 우리나라의 최고라는 것이 다 몰려있다. 기업체 사장, 임원, 고급관료의 대부분이 산다. 구매력이 뒷받침되다보니 교육이든 뭐든 좋다는 것은 무조건 강남으로 몰리고 이것이 다시 부자들을 더욱 끌어들인다. 이런 선순환이 일어나는 곳에 투기가 원인이라고 진단해서 획일적인 투기대책을 들이댄들 강남 집값이 크게 안정되기 어렵다. 오히려 서울대 정운찬총장이 말한 것처럼 서울대 신입생 지역별 할당제를 하든지, 각지역에 민족사관고등학교처럼 경쟁력 있는 학교를 민간기업이나 정부가 지역별로 배치하는 것이 강남러쉬를 줄이고, 강남집값을 잡는 특효약일 수 있다.

부동산대책은 이제 평균적인 개념을 갖고 접근해야할 것이 아니다. 지역별로, 지역내에서도 주택형태에 따라 다른 처방을 갖고 접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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