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전문가의 보험사 경영

[기자수첩]비전문가의 보험사 경영

김성희 기자
2002.12.16 17:40

[기자수첩]비전문가의 보험사 경영

한화그룹이 인수한 대한생명이 최근 새 출발했다. 이를 계기로 3년 넘게 매각작업이 지연되고, 한화로 매각이 결정되기까지 마음고생이 많았던 대한생명 직원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생명보험업계도 ‘빅3’중 하나인 대한생명이 주인을 찾음에 따라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돼 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한생명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임원진에 한화출신이 대거 포진한 것과 관련해서도 전문경영인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한화의 입김이 지나치게 작용하지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생보업계 일각에서 한화그룹 김회장의 대한생명 직접 경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가 보험사 경영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삼성·교보생명과 더불어 생보업계를 리드해 나갔던 대한생명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던 것은 최순영 전회장의 전횡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실 대한생명은 개인영업 부문에서는 교보생명을 앞설 정도로 영업조직이 탄탄했고, 신설 생보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때 대생 출신의 영업소장들이 주요 신설사를 장악했을 만큼 영업의 사관학교로 평가받기도 했다.

 

지금도 대한생명의 영업 조직력은 업계에서 인정하고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보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이 소신껏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한생명의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대한생명은 현재까지 3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보험사의 특성상 계약자의 돈으로 운영되는 회사인 만큼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만일 김승연 회장이나 한화그룹이 보험산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경영에 간섭한다면 대한생명의 경영정상화는 그만큼 더디게 진행될지도 모른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올라가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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