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품부터 빼자

[기자수첩]거품부터 빼자

배영백 기자
2002.12.20 12:21

경제부//[기자수첩]정치거품 빼기

마침내 선거가 끝나고 새 대통령이 탄생했다. 막판까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한편의 긴박한 드라마였다.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다. 마라톤처럼 길고 고된 경주였으니 승패의 여운이 오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서둘러 평상심의 되찾아야 할 때다. 이번 대통령 당선자 역시 대선 레이스 기간중에 남발한 정치성 선심공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선거 자체가 지지자들의 수를 겨루는 정치 이벤트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정치를 경제논리만 가지고 풀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경제를 정치논리로 풀겠다고 큰소리 친게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이른바 인기영합주의다.

 성장율을 높이고,복지를 늘리겠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금을 줄이고, 신용불량자는 구제해주겠다는데 싫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농가부채를 덜어주고,시장개방압력을 기필코 막겠다는데 그러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무슨 권능으로 이런 일을 다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150조원 넘게 투입된 공적자금과 400조원이 넘어선 가계부채도 모자라 빚을 더 내 경제를 포장하려 한다면 큰일이다.

 새정부는 이런 거품을 쉽게 뺄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제부터 정권인수위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들이 연일 쏟아질 것이다. 내후년엔 또 총선이 있다. 대선거품이 채 빠지기도전에 총선거품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새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숙제는 선거중에 한없이 부풀어 오른 정치거품부터 제거하는 일이다. 산적한 현안문제를 단숨해 해결하겠다는 욕심과 조급함을 버리는 일이다. 대신 원칙을 지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남미의 시계를 10년 이상 뒤로 돌린 `포퓰리즘'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죽하면 `대통령 당선자는 자기가 내건 공약부터 잊어버려야 한다'는 충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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