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요란한 인수위

<기자수첩>요란한 인수위

윤선희 기자
2003.01.09 16:40

기자수첩>요란한 인수위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 대상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재벌개혁 등 민감한 정책을 내부조율도 거치지 않은채 쏟아내면서 초기부터 적지 않은 혼선을 빚고 있다. 인수위원들의 개인적인 의견이 정책 방향으로 둔갑해 보도되는 일이 잦아지자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를 믿어야 할지 종잡지 못하고 있다.

인수위는 연일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한편에서는 '국민연금 급여율 인하' '부실증권사 조기퇴출'등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까지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 보도되고 있다. 인수위 출범 직후 한 위원의 '대기업 구조조정본부 폐지 유도' 발언으로 재계가 술렁거리면서 기자들의 인수위원 개별취재가 금지됐지만 인수위발 기사들은 쉬지않고 나오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인수위가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구분하고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인수위의 의사결정 과정을 소개하기까지 했다. 재벌정책과 관련해서는 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과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이 연이어 해명성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인수위 주변이 혼란스러워 진데는 과장보도를 남발한 언론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 새 정부의 큰 정책 비전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백가쟁명'식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막중한 임무를 떠안은 인수위가 믿음을 주지 못한 채 아마추어처럼 우왕좌왕하는 것은 큰 문제다.

이처럼 소리만 요란해서야 인수위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생존기간동안 국정의 인수-인계를 과연 차분하게 할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노 당선자의 공약집을 보면 앞으로도 다듬고 조율해야 할 개혁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인수위의 제일 책무는 정부부처가 제출한 정책 현안과 노 당선자의 철학을 조율해 새 정부 국정과제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란 말이 있다.

지금은 정부와 인수위가 머리를 맞대고 보다 진지하게 심사숙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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