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쪽짜리 대금업법

[기자수첩]반쪽짜리 대금업법

최명용 기자
2003.01.14 20:13

(작성중)[기자수첩]대금업, 단속만 능사 아니다

“미등록대금업체를 단속한다구요? 힘들겁니다. 대포 전화(차명 전화)에 사무실도 없이 영업하는데 무슨 수로 이들을 잡겠습니까?” 한 대금업 사장의 말이다.

지난 9일 현재 전국 시도에 등록한 대금업체수는 1547개. 국세청에 사업자 등록을 낸 대금업체 4700개, 실제 대금업을 영위한다고 추정되는 5만개의 대금업체를 생각하면 턱없이 낮은 등록율이다.

이렇게 등록율이 낮게 나오자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과 세무조사로 미등록대금업체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 사법당국, 금감원이 공동으로 미등록 대금업체를 색출하면 등록율이 높아질 것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대금업계의 반응은 콧방귀뿐이다. 유령회사 명의로 전화를 개통하고, 사무실도 없이 영업을 하면 단속의 손길을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부업법상의 헛점을 이용해 대출잔액, 대출고객 수를 속이고 광고를 하지 않으면 법망을 피할 수도 있다.

또 최근에는 저신용자들에게 1대1로 접근하는 수법이 판을 치고 있다. 신용카드대금이나 대출이자를 연체한 고객 정보를 신용정보사, 신용카드사에서 빼내, 대출을 받도록 유혹하는 것이다. 광고도 전혀 하지 않고, 타깃마케팅을 벌이니 이들을 색출해 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등록 대금업체들의 면면이다. 지금까지 등록한 대금업체들은 단속이 무서워서 등록을 한 게 아니다. 등록을 하는게 더 이득이 되기 때문에 먼저 등록하겠다고 아우성까지 쳤다.

거대자산을 보유해 ABS를 발행하려는 일본계 대금업체, 업계를 이끌겠다는 대형 토종대금업체, 자금 출처가 깨끗한 신규 대금업체들은 등록을 하는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 서둘러 등록했다.

그러나 소형대금업체들은 ABS발행, 대손충당금 손비 인정의 인센티브가 전혀 필요치 않다. 또 숨어버리면 그만이니 단속을 무서워할 것도 없다.

소형대금업체의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맞는 인센티브를 생각해야 한다. 자금출처 등 과거의 잘못을 덮어주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법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대출금리 제한선을 상향조정할 필요도 있다.

대부업법은 "금융소비자의 보호"와 "대금업의 양성화"라는 양면의 동전이다. 소비자 보호만 하겠다며 단속에만 열을 올리면 대부업법은 반쪽짜리 법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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