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막판 낙폭축소..다우7700방어

[뉴욕마감]막판 낙폭축소..다우7700방어

이웅 기자
2003.02.14 06:36

[뉴욕마감]반등시도 실패, 다우7700방어

[상보]"현금이 최고다" 뉴욕 증시가 막판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반등에는 실패,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제지표 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쟁과 테러 공포에 묻혀 장중 내내 별 힘을 쓰지 못했으나, 후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낙폭을 크게 줄였다.

뉴욕 3대지수는 1% 이상 낙폭을 확대하며 장중 내내 하락세를 지속하다, 마감 1시간을 남겨놓고 급속히 낙폭을 줄이기 시작해 마감 30분전 일제히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를 보이다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결국 다우지수는 무너졌던 7700선을 다시 회복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0.11% 내린 7749.87포인트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12% 하락한 1277.44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16% 내린 817.37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막판 낙폭을 줄인 것은 다소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월가는 다시 한번 긍정적인 경제 뉴스를 무시한 셈이 됐다. 월가는 1월 소매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나타난 등 경제지표 개선 소식이 투자자들에 다소 위안을 줬으나, 전쟁과 테러 위기로 인해 깊게 깔린 불안감을 걷어내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투자사 레그 맨슨의 투자 책임자인 톰 슈라더는 "투자자들이 전쟁과 테러 공포 때문에 고무적인 경제 뉴스들을 무시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신저점 경신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금이 최고다"(Cash is king)고 강조했다.

개장전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0.9% 감소, 2% 증가했던 12월에 비해 악화됐으나, 변동성이 큰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에는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1월 소매판매가 0.6% 감소하고, 자동차 제외할 경우에는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었다. 전체 소매판매의 감소폭이 예상보다 확대되기는 했으나,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여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미국 주간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일까지 한주간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1만8000명 줄어든 3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고 개장전 발표했다. 이는 월가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9만명을 하회한 것으로 1개월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라크전 등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고용시장이 크게 회복되기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다음날(14일) 유엔 무기사찰단의 2차 이라크 무기사찰 보고을 앞두고 있어 분위기가 더욱 조심스러웠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의 장거리 미사일이 이라크의 유엔 결의 위반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라며 한 목소리로 이라크를 공격했다. 블릭스 단장은 유엔 보고에서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전적으로 이행하지 않았음을 공식 천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라크가 보유한 장거리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유엔 제재 한도인 90마일(250km)을 초과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보고 내용에 포함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다 지난 11일 대미항전을 촉구하는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된 후 고조되고 있는 테러 공포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핵(北核) 문제도 증시 불안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지적됐다. 조지 테넷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전날 북한이 미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14억5000만주, 나스닥 시장이 12억7000만주로 전날보다는 늘었으나, 평소 수준에 못미쳤다. 최근 증시는 부진한 거래량과 완만한 하락세로 특징지을 수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 금, 설비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소프트웨어, 네트워킹은 하락했다. 반도체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0.37포인트(0.14%) 오른 264.79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2.44% 올랐으며 경쟁사인 AMD도 1.21% 상승했다. 반면 D램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3.86% 떨어졌다.

이날 개별 기업들의 뉴스는 뜸한 편이었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보험 충당금 증가로 인해 1990년 이후 첫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개장전 밝혔다. 그러나 올해 연간 순익이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전망,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AIG는 올 연간 순익이 주당 3.78~3.92달러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인 주당 3.75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영향으고 AIG는 3.16% 상승했다.

미국 2위의 화학회사인 듀퐁은 UBS워버그가 낙폭이 과도하다며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조정한 덕분에 3.13% 올랐다.

이날 장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델 컴퓨터는 1.35%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세계 2위의 개인용 컴퓨터(PC) 업체인 델은 1월로 마감한 지난 4분기 주당 23센트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년전의 주당 17센트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세계 1위의 PC업체인 휴렛 팩커드(HP)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란 메릴린치의 보고서에 힘입어 1.99% 올랐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은 1.09% 하락, 30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내림세를 주도했다. GM은 전날 뱅크 오브 아메리카로부터 투자등급을 '매도'로 강등당했다.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1월 동일점포매출이 전달보다 2.4% 감소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유럽, 아시아 태평양, 캐나다 시장의 판매가 특히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1.88% 떨어졌다.

이날 증시 주변에서는 지난해 10월 저점이 멀지 않았다는 비관론이 확산됐었다. 아직은 지난해 10월9일 기록했던 저점인 다우지수 7268, 나스닥지수 1114, S&P500 지수 776과는 거리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호악재를 가리지 않고 연일 추락하는 최근의 증시 상황을 감안할 때 가능성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저점은 1997년 10월 이후 5년만에 가장 최저 수준이다.

전쟁 불안으로 인해 달러화는 급락했으며, 미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유가는 36달러를 돌파했으며, 금값은 7일만에 반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63센트(1.8%) 오른 배럴당 36.4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0년 9월20일 이후 29개월만에 최고가다. 금 4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4.7달러(1.33%) 오른 온스당 357.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세는 지난 4일 6년만에 처음 380달러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인 이후 7일만에 처음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 1.0713달러에서 1.0827달러로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21.45엔에서 120.64엔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10년물이 4.81%로 떨어졌으며, 30년물은 3.87%로 낮아졌다.

한편 유럽 증시들은 미국 경제지표 호전 소식에 힘입어 낙폭을 줄이긴 했으나 내림세로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5.30포인트(0.15%) 내린 3610.80을 기록했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11.97포인트(0.43%) 하락한 2758.65를, 독일 DAX 지수는 15.98포인트(0.62%) 내린 2555.27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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