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이라크전 우려에 급락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24일(현지시간) 다시 전쟁 불안감에 눌려 2월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 8000선이 다시 무너지고, 나스닥 및 S&P 500 지수도 2% 가까이 떨어지며 일중 저점 수준에 마감하는 부진을 보였다.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의 유엔 결의반 위반을 명시한 새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하고, 이라크가 유엔 사찰단이 요구한 미사일 파기 명령을 사실상 거부한 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국제 유가와 금 값은 상승하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매수를 억제시키고 있다면서 이라크 사태가 결말이 날 때 까지 증시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 불안은 경제 회복 둔화 우려로 이어져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는 약세로 출발한후 낙폭을 곧바로 늘려 나가 막판까지 의미있는 반등을 하지 못했다. 결국 다우 지수는 159.87포인트(1.99%) 하락한 7858.24로 마감하며 7900선까지 잃었다. 나스닥 지수는 26.65포인트(1.98%) 내린 1322.37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5.59포인트(1.84%) 떨어진 832.58로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는 상승,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4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90센트 오른 36.48달러를 기록했다. 금 4월물 선물은 온스당 4.60달러(1.3%) 상승한 356.40달러에 거래됐다. 엔화는 일본의 중앙은행(BOJ) 신임 총재에 현 하야미 마사루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쿠이 도시히코 후지츠 종합연구소 이사장이 지명됐다는 발표에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증시 하락의 주 요인은 투자자들의 자신감 부족이었다. UBS와 갤럽 공동 조사에서 투자자들의 낙관은 2월 9를 기록, 지난 9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6%는 이라크 전이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AG에드워즈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알프레드 골드만은 "매우 어려운 여건"이라고 전제한 후 "자신감이 매우 부족해 관망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르덴셜의 시장분석가인 브라이언 피스코로브스키 역시 "거래가 매우 적은 것을 볼 때 상당수가 거래에 비켜서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2억2000만주로 3개월 평균 수준 보다 7%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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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날 이라크가 무장 해제에 대한 유엔의 최후 요구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새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이 결의안에 대한 표결은 3주내 이뤄질 예정이나, 통과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프랑스가 러시아 및 독일과 공동으로 이라크의 단계적인 무장해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을 유엔에 제출하는 등 군사 공격에 반대하는 입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이라크에 적극적인 무장해제를 재차 촉구했으나 미국이 주도하는 공격에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유엔 동의없이 단독으로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무장해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서 유엔 무기사찰단은 3월 1일까지 이라크에 알 사무드2 미사일 폐기를 요구했으나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CBS 회견에서 사정 거리가 제한 범위에 있다며 폐기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의 군사 공격에 명분을 제공, 이라크 전이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우려를 낳았다.
업종별로는 정유 관련주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다. 항공 운송 제지 등의 낙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컴퓨터, 네트워킹, 반도체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32% 떨어진 292.13을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경쟁업체인 AMD는 1.4%, 1.5%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3% 하락했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와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각각 0.2%, 1.6% 올랐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는 이날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이 올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매출 증가율은 8.9%로 예상돼 지난해 11월 조사 당시의 12% 보다 낮아졌다. 데이터퀘스트는 지난해 말 투자 둔화가 1분기로 이어지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 회복을 위해서는 개인용 컴퓨터 구매가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매업체들은 1주전 폭설로 2월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2월 매출 증가율이 목표대 2~4%의 하한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고, 페더레이트 백화점은 이날 2월 매출 감소율이 당초 4~5%보다 큰 7.5~8.5%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JC페니는 매출이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업체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주택 용품 업체인 로우스는 4분기 매출이 16% 늘어나고 순익도 46% 급증했다는 긍정적인 발표에 힘입어 5.7% 상승했다.
항공 관련주들은 UBS워버그가 이라크 전과 업계의 불황이 순익을 더욱 제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 여파로 하락했다. BOA 증권이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 보잉은 3.9% 떨어졌다.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모기업 AMR이 3%, 콘티넨탈은 9.3% 하락하는 등 아멕스 항공지수는 4% 떨어졌다.
이밖에 온라인 역경매업체인 프라이스라인 닷컴은 호텔 예약 부분 매출이 이번 분기 현재 전년 동기 대비 35% 급증했다고 공시한 데 힘입어 14% 급등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0.68%(-25.30포인트) 떨어진 3701.80을 기록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56%(-44.22포인트) 떨어진 2785.61로 마감했다. 독일 증시의 DAX지수는 2.93%(-77.52포인트) 떨어진 2571.35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