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불안한 안도 랠리

[뉴욕마감]불안한 안도 랠리

정희경 특파원
2003.02.28 06:30

[뉴욕마감]불안한 안도 랠리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27일(현지시간) 불안한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는 초반 내구재 주문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테러 경보가 한 단계 낮춰지면서 안도 랠리를 보였다.

그러나 유가가 한때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미사일 파기 방침에 대한 의미를 일축, 전쟁 우려가 불거지면서 횡보 양상으로 돌아서 마감 1시간을 남기고 오름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행히 막판 일중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으나 상승 폭을 넓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7900선을 회복했으나 78.01포인트(1.0%) 상승한 7884.99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0.28포인트(1.56%) 오른 1323.96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9.72포인트(1.17%) 상승한 837.28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모두 12억 주 수준이었다. 두 시장에서 오른 종목의 비중은 각각 72%, 70% 였다.

채권은 혼조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내구재 주문 증가 등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유가와 금값은 일단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4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39.99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전날보다 50센트 떨어진 37.20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하락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때문으로, 상승 기조가 꺾이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금 4월 선물은 19일이후 가장 낮은 온스당 345.70달러까지 내려갔다 7.90 달러 떨어진 346.20달러를 기록했다.

증시의 장중 등락은 주가와 전쟁-테러 우려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테러 경보가 '오렌지'에서 '엘로'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되면서 랠리를 보였으나 이라크 전 우려가 불거지면서 상승세가 제한된 때문이다.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의 알 사무드 미사일 파기 약속이 전쟁을 피하기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현재까지 이라크의 무장해제가 제한적이라고 부시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이집트 국영방송인 MENA는 이라크가 유엔의 요구를 수용, 알 사우드-2 미사일을 폐기키로 했다고 이라크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군사공격에 가장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던 프랑스가 이라크가 유엔의 무장해제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전쟁 우려를 높였다.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이날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사담 후세인에 대해 어떠한 애정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프랑스도 미국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해 추진중인 군사공격 계획에 동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1월 내구재 주문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예상(1%) 보다 큰 폭인 3.3% 증가했다고 상무부가 개장전 발표했다. 반면 주간실업수당 신청자는 22일까지 1만1000명 늘어난 4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9000명 감소를 예상했다. 또 콘퍼런스 보드의 1월 구인지수가 3개월전과 비슷한 40을 기록, 고용사정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월 신규주택 판매가 9년래 최대폭인 15.1% 급감한 것도 부정적인 지표였다. 전문가들은 3.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항공 금 정유 등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반등했다. 반도체 네트워킹 증권 등의 상승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89% 상승한 289.58을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2.8% 올랐고,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9% 올랐다.

미국 최대 텔레콤 장비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증권거래위원회와 매출 부풀리기에 대한 조사 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6.6% 급등했다. 루슨트는 실적 보고서를 새로 작성하거나 벌금을 따로 물지 않아도 되게 됐다.

EMC는 토마스 와이셀이 투자 의견을 '매력적'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한 여파로 4% 하락했다. 전날 매출 부진에 실망한 매물로 급락했던 휴렛팩커드는 1.7% 반등했다.

컴캐스트는 개장 전 분기 매출이 53% 급증하고, 손실도 예상보다 줄었다는 발표에 힘입어 7% 급등했다. 제약업체인 화이저는 경쟁업체인 파마시아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안을 유럽 당국이 승인했다는 소식에 1.7% 올랐다. 파마시아는 2.3% 상승했다.

한편 유럽 증시는 나흘만에 반등했다. 저가 매수와 미 내구재주문 급증 소식이 상승 촉매로 작용했다.프랑스 CAC40 지수는 57.23포인트(2.15%) 상승한 2715.80을, 독일 DAX 지수는 63.02포인트(2.57%) 오른 2315.22를 각각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23.40포인트(0.65%) 내린 3569.9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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