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공격 확대에 7일째 상승
[상보] 월가의 기다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쟁은 선택적 공습을 거쳐 지상 작전으로 한 걸음 나아갔으나 향후 양상에 대한 관망이 시장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하지만 공격이 확대될 수록 심리가 안정된 것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는 쪽으로 해석됐다.
뉴욕 증시는 20일(현지시간) 전장(戰場)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와 루머에 흔들렸다. 전쟁이 늘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하락했던 증시는 지상군이 투입되고, 이라크 수도에 2차 공습이 시작됐다는 속보에 속속 반등했다. 그러나 공격 결과가 분명히 확인되지 않으면서 블루칩이 일시 하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황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CNBC 방송은 시황보다는 전쟁 속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출연자들은 시장 분석가 보다는 전쟁 전문가들이 많았다. 단기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전쟁이라는 점을 읽은 것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21.15포인트(0.26%) 상승한 8286.60으로 마감, 7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 지수는 오전 한때135포인트 떨어졌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9포인트(0.41%) 오른 1402.76을 기록, 1400선을 회복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도 1.81포인트(0.21%) 상승한 875.84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모두 15억주 안팎이었고, 두 시장의 상승 종목 비중은 각각
58, 59%였다. 앞서 유럽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반면 아시아 증시는 개전 소식에 급등, 전쟁 혼란에서 아시아 신흥시장이 안전지대로 꼽히기도 했다.
국제유가와 금값은 하락했다. 채권은 하락했고, 달러화는 약세였다. 유가는 이라크가남부 유전 일부에 불을 냈다는 보도에 상승하기도 했으나 백악관이 피해가 크지 않다는 발표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4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1.27 달러 하락한 28.61달러를 기록,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5월 인도분 역시 1.24 달러 내린 28.12달러에 거래됐다. 금 4월 선물은 3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최대 이슈는 전쟁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시장은 오전 9시30분, 11시 각각 2분간 거래를 중단하며 침묵으로 전장의 병사들에게 경의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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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약세였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날 언급, 이라크의 유전 화염 소식 등이 전쟁 기간이 늘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샀다. 선별적인 첫 공습은 국방부가 앞서 약속했던 '충격과 전율'을 줄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첫 공습 과정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부상을 당했거나 핵심 지도부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는 보도와, 곧 대규모 전면전이 시작된다는 뉴스들이 분위기를 바꾸었다. 도날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공습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제지표들은 좋지 않았으나 전쟁 뉴스에 가려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주목을 받았던 전쟁 랠리 지속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JP모간의 투자전략가인 크리스 울프는 전쟁에 앞서 랠리가 벌어져 이제는 차익실현 외에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투자자들이 헤드라인, 곧 전쟁 속보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기술적 분석가인 앤두르 버클리는 "전후 랠리 대신 전쟁전 랠리를 가졌다"며 "모든 호재들이 랠리에 반영돼 이제 나쁜 결과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신중론도 나왔다. 메릴린치의 수석 분석가인 리처드 맥케이브는 전쟁 기대가 현실화한 만큼 (랠리가) 정지 또는 후퇴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전황이 보다 분명해 지면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레미 시걸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상당히 낙관적인 시각이 랠리에 반영됐다며, 현 시점에서는 하향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시가 과거 전쟁의 전형적인 패턴대로 움직였다며, 91년 걸프전 직후 급등한 점이 이번 전쟁전 랠리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로우리 리서치의 리처드 딕슨은 지난 며칠간 매도 세력이 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실패한 점을 감안하면 랠리가 강력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투자자들의 매수 기피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금 항공 제지 등이 약세를 보였으나 나머지는 오전의 부진을 극복,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비주 강세에 힘입어 0.82% 상승한 329.03을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3.9% 올랐다. 인텔과 AMD는 2.2%, 3.4% 상승했다. 반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9% 하락했다.
분기실적을 발표한 증권주들도 반등에 성공했다. 아멕스 증권지수는 1.2% 올랐다. 골드만 삭스는 매매수익 증가로 분기 순익이 주당 1.29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96센트)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투자 은행 부문의 수익이 20% 감소한데다, 최고경영자 헨리 펄슨이 경제 여건이 어렵고 불확실하다는 발언한 게 부담으로 작용해 한때 1% 이상 떨어졌으나 낙폭을 0.3%로 줄였다.
리먼 브러더스도 주당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며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나 비용절감 효과가 적지 않게 반영돼 0.5% 떨어졌다. 모간스탠리는 분기 순익이 채권 부문의 호조로 지난해 보다 증가한 가운데 1.3% 상승했다.
다우 종목인 월트 디즈니는 전날 연간 순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여파로 2% 이상 하락했다 1.2% 상승마감했다. 디즈니는 당초 올해 순익이 25~35% 증가할 것이라고 제시했으나 이번에 보다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목표를 수정했다.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홈 네트워킹 제공업체 링크시스 그룹을 5억 달러에 인수키로 한 가운데 0.8% 떨어졌다.
한편 미국 경제의 향후 3~6개월 후의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는 5개월만에 하락했다. 콘퍼런스 보드는 2월 경기선행지수가 0.4% 떨어졌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선행지수 하락은 유가 급등과 전쟁 불안감 등에 따른 것이다. 콘퍼런스 보드의 이코노미스트인 켄 골드스타인은 "유가 상승, 전쟁, 테러 위협, 기상 악화 등이 4개월간 지속되던 플러스 흐름을 꺾었다"고 설명했다.
미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가 감소했으나 고용시장 위축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15일까지 1주일간 새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4000명 줄어든 4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최근 3주 사이 가장 적은 규모다. 그러나 4주 이동평균치가 10개월래 가장 많은 42만9500명이었다.
또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3월 제조업 지수는 -8.0을 기록, 전달의 2.3에서 크게 하락했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0.30포인트(0.01%) 오른 3765.70으로 마감했다. 프랑크 푸르트의 DAX 지수는 10.37포인트(0.40%) 내린 2604.85를 기록했고, 프랑스 파리의 CAC40 지수는 42.85포인트(1.51%) 하락한 2794.83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