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허미스'의 경우
세계 최대 지배구조 펀드인 영국 허미스펀드가 SK 소액주주 자격(지분율 0.7%)으로 SK임원진을 상대로 SK글로벌 지원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며 10일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허미스펀드는 또 대우증권 현대산업개발, 한솔제지 등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된 재벌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행동에 나선바 있어 이들의 지속적인 행동은 법에 규정된 주주권 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국내 소수주주에게 자극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참여연대 등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허미스, SK(주) 1대주주가 된 소버린, 오펀하이머 펀드 등 지배구조 개선 펀드의 활동은 이제 공식적인 법률장치와 감독당국과는 별개로 주주 제몫찾기의 한축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기업에게는 시어머니처럼 보일 수 있고 때로는 무리한 요구도 있지만 기업경영이 썩는 것을 막는 소금으로서의 순기능은 부인돼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론적으로 소유집중이 좋으냐 분산이 좋으냐 정답은 없다. 소유와 지배가 1인에게 집중되면 내회사라는 생각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기위한 활동을 잘할수 도 있고, 전횡과 독단으로 흘러 기업을 망칠수도 있다. 회사를 지배하는 자가 주주이익 곧 이윤극대화 동기에 따라 움직이기 보다 외형확장이나 사회적 지위 향상과 같은 동기에 따라 움직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견제되지 않은 권력은 기관총을 든 고릴라처럼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세상이 곧 불확실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 불확실한세상에서 누구 의견이 옳은지 모르므로 가급적 많은 사람들의 주장과 이해를 반영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그것은 곧 현대 민주주의적 정치질서가 왜 의견수렴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 삼권분립을 유지하고 있는지와도 통한다. 누구 의견이 절대진리이고 누가 잘하는지 확실한 세상에서는 민주주의란 필요없고 현명한 독재자나 전제왕권이 효율적인 통치방식일 것이다.
경제나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산업과 금융을 또다른 권력으로 이해한다면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두개가 한몸뚱아리에 있는 것보다 별개로 존재하여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산업은 성장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곳이나 금융은 위험을 관리하는 곳이다. 서로 다른 성질의 것이 하나의 몸체에 있을때 경제의 위험관리가 제대로 되기는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경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위해서는 산업과 금융은 분리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경영에서도 미국처럼 소유가 분산돼 회사가 무주공산처럼 돼 있는 곳에서는 경영자에게 힘이 실리고, 소유가 집중돼 있는 곳에서는 1인지배자에게 힘이 실리게 마련이다. 주주를 대리하여 경영자를 가까이서 감시하고 통제하는 이사회의 활동과 시장에 의한 간접적규제, 당국의 감시, 수준높은 투명회계장치라는 안팎의 견제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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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산업, 금융, 기업경영의 영역에서 모두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권력분립의 기초를 마련할 수 없다고 해도 그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규제완화 등으로 국민의 에너지를 국가경쟁력 향상으로 몰아가기 힘들다. 경쟁력의 내용을 담기전에 경제운영의 틀부터 바로서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