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파업이 무조건 악재인가

[광화문]파업이 무조건 악재인가

유승호 부장
2003.06.26 12:25

[광화문]파업이 무조건 악재인가

주식시장에서 파업은 일단 악재로 꼽힌다. 최근 ‘줄파업’ 때문에 외국인투자자들이 떠날 것 같다는 기사도 나온다. 재계는 “노사불안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 원천봉쇄되고 국내기업들이 다른 나라로 생산기지를 옮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IMF사태와 같은 총체적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냉정하다. 파업을 결의한 현대차 주가가 25일 2% 올랐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재고를 감안할 때 2~3주 파업은 실적에 영향을 주지않을 것”이라며 파업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매수하라고 권했다.

노무현 정부가 친노(勞)정부라는 이유로 재계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고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고 총리는 “노동계는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의 뿌리를 위협하는 파업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무파업 무분규가 최선이란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더구나 불법파업에 찬성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파업 자체를 불온시 하는 것이 노사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지 의문이다. 워낙 친노정부로 공격을 받아보니 고육책일 것이란 짐작은 가지만 노사문제에 관한한 중심을 잃어서는 안될 것이다.

“파업 때문에 IMF와같은 사태가 올 것”이란 재계의 경고는 설득력이 약하다. IMF는 기업의 방만하고 불투명한 경영이 주 요인이었다. IMF전 500%가 넘던 기업 부채비율이 135%로 낮아지는데 국민혈세만 200조원이 투입됐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내실은 다져졌지만 직장인들은 거리로 내몰려 은행원들은 채권추심업자, 자영업자가 됐다. 기업 부채는 준 대신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었다. 기업 부실이 가계 부실로 옮겨간 꼴이다. 95년 ‘국민소득 1만달러’ 국가에 들어설 당시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 중 노동소득 비중)이 60.7%였는데 지난해 60.0%로 다소 떨어졌다.

기업들의 어설픈 논리도 문제이지만 노조측의 ‘선파업 후협상’ 양상은 우려된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 파업부터 하고보자”는 식은 곤란하다. 조흥은행 파업에서와 같은 불법파업 행태나 합병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조직이기주의 양상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이 때문에 신한지주와 조흥은행 주가는 합병 타결후 급락했다.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지만 파업 때문에 국가신용등급을 떨어질 것이라거나 IMF사태가 올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어 노조를 몰아세우는 것도 문제다.기업주와 노동자는 주식시장에서 대주주와 소액주주로 만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이 선진국 수준으로 떨어지고 사상최대의 이익을 내도 주식을 사줄 사람이 없어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이 사다사다 “이제 한국 사람들이 사라”고 할 정도이다. 노동자들이 앞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산다면 그 회사 주가는 오를 수 밖에 없다. 노사가 극단 논리로 대치하기 보다 상생(相生)의 묘를 찾기 바란다.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일할 맛 나는 나라’를 함께 모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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