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강성노조 VS 강한 정부
강성노조와 강한 정부가 맞서면 어느 쪽이 이길까.
정부의 전략이 일관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한 정부쪽의 백전백승이다. 강성 노조가 파업과 시위의 강경한 전술전략으로 노조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강경투쟁 과정에는 불법행위가 필연적으로 수반하기 마련이다.노사협상의 게임(game)에는 규칙이 있고 불법행위에 대한 불이익이 뒤따르는 탓에 강경투쟁이 법규정을 벗어나면 위세가 꺾이고 얻는 것도 없게 되는 것이다.그러나 정부의 ‘법대로’의 방침이 ‘구두선’에 그쳐 신뢰성이 무너지면 노조의 요구를 모두 ‘퍼주는’ 패자로 고개숙일 뿐이다.
지난 1984년 세계 최고의 강성노조였던 영국 탄광노조는 석탄산업 구조조정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때 마가렛 대처 수상은 탄광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1년여동안을 맞서자 결국 노조가 백기를 들었다.
대처 수상은 ‘법은 폭도의 논리에 제압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기고 고용법까지 바꿨다. 1981년 미국 공항의 관제사 총파업때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불법파업으로 규정, 업무복귀를 거부한 관제사를 해고하는 강수로 맞서 노조의 강경투쟁을 제압했다.
정부가 지난 주말 철도노조 파업현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강성 노조에 대한 강한 정부의 입장천명으로 이해하고 싶다. 그동안 노조와 동반자적 관계처럼 비춰질 정도로 유연했던 참여정부가 강수를 띄운 것은 뜻밖의 사건(?)이다..
사실 철도노조 파업은 ‘명분’을 찾기 힘들다. 철도개혁법 입법연기,고속철도부채 정부인수,공무원연금 승계등 노조의 요구사항은 노사협상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무리다.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철도개혁법안을 정부가 노조를 상대로 협상을 통해 법안을 바꿀 수 있는 입장인가. 고속철도부채와 연금문제는 결국 국민부담이 전제되는 만큼 협상테이블에 올릴 경우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철도노조 주장은 철도민영화와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민영화 계획에 역행한다.
어떤 경우에도 정부의 정책결정사항은 노동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정책결정과정에서 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반영하는 것으로 한정하는게 옳다. 이런 점에서 국영철도의 만성적인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철도구조개혁은 노조의 힘에 밀려 쟁의대상에 올려서는 곤란하다. 목적과 절차가 잘못된 파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솔직히 노무현 정부가 보여 준 일련의 노사정책은 일관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많았다. 사상 초유의 물류대란을 초래했던 화물연대 파업이나 조흥은행 파업은 정부 스스로 불법파업으로 규정해 놓고 엄정한 법집행은 유야무야 상태다.정부의 법대로 의지는 `말잔치'에 불과했을 뿐이다.강성 노조와 맞설 협상력만 상실했던 꼴이다.이번 철도노조 파업에 정부가 즉각 공권력을 투입,노조원을 해산한 것은 강한 노조에 강한 정부로 맞서 ‘본때’를 보여준 노무현 정부의 향후 ‘노사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