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타기업' 제대로 대우하자
국제대회에서 선전한 우리 선수가 시상대에 서고 태극기를 배경으로 애국가가 울리는 장면이 TV로 중계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북받치는 감격에 휩싸이게 된다. 지난해 월드컵 대회의 전과정을 통해 경험한 국민적 성취감과 일체감은 하나의 커다란 정점을 이룬다.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국내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인 대기업에 대해 비판적 입장에 선 사람이라고 해서 낯선 해외공항에서 만나게 되는 카트나 도심으로 진입하는 도로에 선 입간판에서 또는 현지신문과 잡지에서 눈에 익은 우리기업의 로고나 상품을 대할 때 느끼는 반가움이 다를 수는 없다.
국가대표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입상해 국민적 자긍심과 일체감 조성에 기여하는 것처럼 훌륭한 기량을 가진 우리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면서 그들이 국내에서 머물렀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국민적 에너지를 창출하는데 기여한다.
마찬가지로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세계시장에서 각광받는 우리의 기업과 브랜드의 상품이 늘어간다면 경제적 번영에 더해 자부심과 행복감을 가져다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이 곧 사랑받는 국민기업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상품뿐 아니라 자본과 사람의 국제적 교류가 빈번해지고 각종 교역 장벽도 낮아짐에 따라 경제적 국경의 의미는 그만큼 퇴색하고 다국적 기업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기업의 국적을 가리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실제로 주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 대한 인기는 국내외를 따질 수 없으며, 스타들의 국가간 교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상품의 수출입을 넘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과 해외기업의 국내진입이 증가하는 현상이 전지구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단일시장으로 가는 통합화 과정에 있음이 명백하지만 지역주의와 국가단위의 경쟁력은 당면현안이다. 상품이든 스타든 대부분 국적과 함께 소개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각기 다른 나라의 프로구단에 소속된 선수들로 국가별 대표팀을 구성하여 치르는 월드컵축구대회의 인기를 보더라도 국적과 국가단위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과소평가될 수는 없다.
문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스타를 사랑하고 긍지로 삼지만 그들을 배출하거나 세계적 상품으로 국민적 자부심을 고양한 기업에 대한 보다 따뜻한 배려가 아쉽다는 것이다. 세계적 스타와 상품을 생산하고 고용과 세금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에 대한 응당한 대우와 일부 잘못된 경영행태에 대한 법적·사회적 제재는 구별되고 병존해야 한다.
단기적 시각에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거나 미시적 시각에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들은 피해야 한다.
독자들의 PICK!
최근 발표된 분석결과에 따르면 그 나라의 상품이나 기업이 세계 100위 또는 500위 안에 얼마나 많이 위치하느냐와 1인당 국민소득 사이에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인당 소득 1만달러 수준이나 새로운 국정목표로 부각되고 있는 2만달러 수준에 다다른 나라들에 비해 글로벌 100대 기업이나 산업별 순위에서 100대 기업에 들어있는 우리 기업의 숫자는 부족한 실정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우리기업, 아니 국민기업의 수가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