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고는 바람, PR은 해'
바람과 태양이 지나가는 사람의 옷을 벗기는 시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먼저 바람이 행인의 옷을 벗기기 위해 심한 바람을 일으키지만 행인은 오히려 옷이 날아갈세라 옷을 꽉 잡아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대신 태양은 뜨거운 햇볕을 쨍쨍 내리쪼여 더워진 행인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옷을 벗어제끼게 만든다. 태양의 판정승이다. 여기서 바람은 광고, 태양은 바로 PR이다.
또 하나의 비유가 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가 나오기 전까지 오랫 동안 양초는 조명 기구로서 그 기능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전구가 나온 이후로 양초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때 많이 사용되고 있다. 조명이라는 고유 기능보다는 예술적인 가치로서 사용처가 바뀐 것이다. 얼마전 미군 전차에 숨진 여중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이 역시 조명 목적보다는 상징성으로 사용되지 않았던가. 한 마디로 조명 기구로서의 양초의 몰락과 전구의 부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양초는 광고, 전구는 PR이다.
광고는 흔히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불리운다. 그만큼 광고의 전성시대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광고 제국주의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마케팅에 포지셔닝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던 알 리스, 그리고 코카콜라 마케팅 담당 최고임원을 지냈던 광고의 귀재, 서지오 지먼도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왜 반기를 드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광고에 투자한 비용에 비해 매출 증대 효과가 그만큼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광고인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광고 제품의 매출 증대효과보다 유명한 광고제 수상에 더 관심이 많은 광고인도 있다. 또 매출이 늘면 광고 덕분이라고 말하고, 매출 효과가 별로 없으면 제품이 나빠서 그렇다고 변명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그리고 직접적인 매출 증대보다는 광고가 너무 재미있고 독특해서 이를 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 가치(talk value)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화제 가치도 결국 매출 가치로 연결되어야 광고의 진가가 나타나는 것이다. 화제가치로만 끝나서는 불발탄에 불과하다.
불경기가 되면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먼저 광고비부터 줄인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머리속으로는 불경기때 광고를 늘려야 소비자의 머리에 강하게 각인이 되어 호경기가 되었을 때 매출 증대효과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실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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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에는 상대적으로 돈이 적게 드는 PR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PR은 광고에 비해 속도가 완만하지만 진솔하고 믿을만 하다. 그리고 시각적이고 고비용인 광고에 비해 PR은 상대적으로 언어적이고 비용이 적게 든다. 또 PR은 융단폭격은 아니지만 특정 타겟 고객을 매우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광고에 비해 PR은 언론이나 소비자들의 평가에 의존하기 때문에 타인 의존적이다. 그러나 그만큼 객관적이기 때문에 생명력이 강하다.
광고의 몰락을 이야기하는 선각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물론 광고가 없어질 수는 없다. 그러나 그동안 지나친 광고에 사람들이 식상해하고 또 입소문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PR의 중요성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광고와 PR 양자간의 멋진 조화가 기대된다.㈜리드앤리더 대표 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