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추세 "흔들림없나"
'소나기'는 일단 지나갔다. 전날 증시를 뒤흔들던 원/달러 환율 급락세가 23일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고, 주식시장 역시 반등을 시도하는 등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60일 이동평균선(722)과의 간격을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전 11시25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약보합세인 712를 기록, 이틀째 60일선을 이탈중이다. 지난주 후반 단기 데드크로스 발생 후 5일선과 20일선의 하락역배열 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지수가 5개월여만에 60일선을 하향이탈함으로써 추세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술적 분석상 하락전환을 의미하는 흑삼병(음봉이 사흘 연속 출현하는 것)도 나타났다.
기술적 지표 뿐만 아니라 증시의 주도세력이었던 외국인과 핵심IT주의 움직임도 이전과 변화된 양상이다. 4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 역시 60일선(41만원대)에서 벗어나 40만원대 아래로 꺾였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지난주 주간단위로 매도우위로 전환한 데 이어 이번주들어서도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그동안 과잉 애정을 쏟아부었던 삼성전자에 대해 전날 1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주도주에 매도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추세가 훼손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분위기였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의 추세(트렌드)가 변화됐을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의 매매패턴의 변화와 중기적 측면에서 기술적 흐름이 달라질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달초 이후 외국인은 현대모비스 LG전자 삼성전자 등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경기민감주에 대해 비중축소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반면, 통신이나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에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술적 밴드의 중반부가 크게 훼손되고 있고, 스토캐스틱 등의 기술적 지표가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등 기존의 흐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최근의 하락분을 만회하려면 상당 기간 소요될 것이란 점에서 주식시장에 '비중축소'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정환 대우증권 차티스트(연구위원)는 "현 증시의 흐름은 5~6개월간 상승에 따른 자연스런 조정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단기 추세가 깨지긴 했으나, 상승기조 자체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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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연구위원 역시 내달말까지는 단기간내 상승추세 복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증시가 지지선으로 기대됐던 20일선과 60일선을 모두 이탈한 데다, 흑삼병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볼린저 밴드가 변동성 확대를 예고했는 데, 결국 전날 하한선(740선)을 깨고 급락함으로써 증시는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주봉상으로도 엘리어트 상승 1파동이 끝난 뒤 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내달말까지는 증시에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유했다.
경기모멘텀 회복여부는 '환율'이 일차적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날 두바이 회담 결과로 달러 약세 분위기가 용인되면서 수출 모멘텀이 다소 약화된 것이 사실이나, 좀 더 지켜보자는 견해였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 연말까지 원화절상을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환율 절상 속도가 예상만큼 가파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내달초에 발표될 미국 경기 지표 및 3/4분기 기업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달러 약세 분위기는 다소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록 국내 시장이 환율 급등으로 인해 올 4/4분기나 내년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것은 사실이나, 환율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돼 아직 비관에 빠지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진다고 해도 회복기조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증시의 상승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