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9400 붕괴,"본격 조정"

[뉴욕마감]다우 9400 붕괴,"본격 조정"

정희경 특파원
2003.09.26 05:30

[뉴욕마감]다우 9400 붕괴,"본격 조정"

[상보]"본격적인 조정인가" '오일 쇼크'로 급락했던 뉴욕 증시가 25일(현지시간) 막판 낙폭이 커지며 다시 하락했다. 세계 최대 필름제조업체인 이스트만 코닥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당을 축소한다는 발표가 블루 칩에 악재가 됐다.

경제지표는 내구재 주문이 감소하고 실업수당 신청도 줄어드는 엇갈려 양상이었으나 분명한 경제 회복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어서 매수를 유도하지는 못했다. 내구재 주문 감소는 경제 회복의 관건인 투자가 불안하다는 점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전날에 이어 차익 실현 매물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됐다.

출발은 강세였다. 그러나 곧바로 하락했고, 낮 무렵 상승 반전했다. 이후 마이너스권으로 내려가며 시소게임을 지속한 증시는 막판 낙폭을 늘려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일 중 저점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81.55포인트(0.87%) 떨어진 9343.96으로 9400선도 무너졌다. 다우 지수는 이로써 5 거래일 가운데 4일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50포인트(1.44%) 하락한 1817.20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6.12포인트(0.61%) 내린 1003.26으로 1000선에 턱걸이 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5억2100만주, 나스닥 20억1700만주 등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두 시장에서 내린 종목의 비중은 71%, 80%로 전날보다 낮았다.

국제 유가는 급등세는 진정됐으나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11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5센트 오른 28.2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격적인 감산 결정으로 4% 급등하면서 증시 급락을 유도했다.

달러화 약세로 급등했던 금 값은 한때 온스당 400달러에 근접하며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락했다. 금 12월물은 한때 온스당 394.80달러로 96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2.50달러 내린 385.9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일본은행의 시장개입 관측 등으로 엔화 및 유로화에 대해 반등하다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채권은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막판 부진한 양상을 보인 것과 관련해 조정 국면으로 해석했다. 급락 전망은 없었으나 급반등 예상도 조심스러웠다. 베어스턴스의 프랑코 트레한은 "중기 증시 전망에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현행 과매수 여건이 해소되기 전까지 큰 폭의 반등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설비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약세였다. 항공 생명공학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반도체 네트워킹 등 기술주들도 초반의 강세를 지키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56% 내린 431.91을 기록했다.

전날 예상보다 분기 손실이 축소됐다고 발표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5%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이와 별도로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지분 5.3%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1% 떨어졌다. 사운드뷰 테크놀로지는 인텔이 마이크론에 4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게 마이크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인텔과 같은 칩을 만들 수 있어 양날의 칼이라고 지적했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0.9% 올랐고, 모토로라도 1.9%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계획에도 불구하고 전날 부진했던 시스코 시스템즈는 1% 추가로 하락했다.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도 0.7% 내렸다.

코닥은 디지털 사진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대대적인 전략 수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연간 배당을 주당 1.80달러에서 50센트로 크게 축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배당 축소는 코닥 창사이래 처음이다. 코닥은 이 여파로 18% 급락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코닥의 전략 수정이 작동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목표가를 30달러에서 2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월트 디즈니는 골드만 삭스가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높인 가운데 2.6% 상승했다. 골드만 삭스는 홈비디오 매출 증가가 내년 순익을 늘릴 것이라며, 주가도 20~30%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위산업체들은 BOA 증권이 이라크 전비 증가와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로 방위 예상이 축소될 수 있다고 투자 의견을 낮추면서 약세를 보였다.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 의견이 낮춰진 레이시온과 노드롭이 모두 부진했다.

이밖에 터퍼웨어는 미국 지역 매출이 30% 줄어들고, 손실폭도 2000만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한 여파로 15% 하락했다.

한편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노동부는 20일까지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가 1만9000명 감소한 3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고 개장 전 발표했다. 이는 7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6000명 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허리케인 이사벨이 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관공서가 문을 닫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주택판매도 흔들리지 않았다. 8월 기존주택 판매는 5.5% 증가한 647만 채 수준으로 집계됐고, 신규주택 판매 역시 3.4% 늘어났다. 신규주택 판매는 6월 이후 사상 2번째 수준이다.

반면 상무부는 8월 내구재 주문이 0.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0.7% 증가를 예상했었다. 자동차 기계류 컴퓨터 등의 주문이 줄어든 여파다. 내구재 주문 감소는 기업들의 투자가 불안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혼조세였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지수는 33.24포인트(1.02%) 떨어진 3230.54, 영국 런던의 FTSE 100지수도 34.20포인트(0.81%) 하락한 4202.20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 푸르트의 DAX 30지수는 18.93포인트(0.57%) 오른 3326.27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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