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유동성 잔치는 끝났다

[내일의 전략] 유동성 잔치는 끝났다

홍찬선 기자
2004.03.12 17:36

[내일의 전략] 유동성 잔치는 끝났다

세계 증시는 ‘테러’에 떨고, 한국 증시는 ‘탄핵’에 ‘경끼’를 일으켰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증시가 모조리 급락해 투자심리가 불안해진 터에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종합주가지수 850선마저 힘없이 무너졌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13포인트(2.43%) 떨어진 848.80에 마감됐다. 종합주가 85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월5일(840.92) 이후 40여일 만에 처음이다.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에 822.05까지 폭락했으나 외국인과 개인의 ‘사자’에 힘입어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14.97포인트(3.44%) 하락한 420.28에 거래를 마쳐 지난 2월26일(424.57)의 연중 최저치를 보름만에 갈아치웠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거래소 683개, 코스닥 695개로 상승종목(거래소 107개, 코스닥 148개)보다 훨씬 많았다.

으스스한 증시..외국인의 대량 선물이 의미하는 것은?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저점에서 하락폭을 절반 가까이 줄여 60일이동평균(849.36)을 밑돌지 않아 일단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기 하락폭이 커 단기반등의 여지는 남아있으나 외국인이 선물을 3일째 대량으로 내다팔아 반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기술적으로도 단기데드크로스가 발생해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하고 있다.

종합주가는 6일 연속 떨어져 58.63포인트(6.5%) 하락했다. 6일 연속 하락은 작년 3월4일부터 13일까지 8일 연속 떨어진 뒤 최장 기록이다. 당시 지수 하락폭은 58.26포인트(9.9%)였다.

단기급락에 따라 5일이동평균(877.29)이 20일이동평균(881.80)을 위에서 아래로 뚫고 떨어지는 단기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2월5일 이후 40여일만이다. 또 20일 이동평균이 하락세로 돌아서 장외악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지수는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이날 주가지수선물을 5786계약(3272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3일 동안 1만8615계약 순매도해 한달 동안 누적매매도 1만3118계약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이처럼 대규모로 선물을 매도하는 것은 현물을 팔 때 주가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한 ‘매도 헤지’일 가능성이 많아 앞으로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잔치는 끝났다..주가는 싸다고 바닥이 아니다

전 세계 증시가 울고 싶은 데 뺨을 때려준 것을 감사하기라도 하는 듯, 스페인 테러를 핑계로 함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2일 전날보다 134.29엔(1.19%) 떨어진 1만1162.75엔에 마감됐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78.87포인트(1.15%) 하락한 6800.24에 거래를 마쳤다. 이보다 앞서 끝난 미국 다우지수는 168.51포인트(1.64%) 떨어진 1만128.38에 마감돼 1만선이 위협당하는 상황이다. 나스닥지수도 20.26포인트(1.03%) 하락한 1943.89에 거래를 마쳤다.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것은 세계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 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유동성에 의한 주가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에서 나온 유동성이 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로 유입되면서 아시아 국가의 주가가 상승했으나 미국 증시의 조정이 깊어지면서 유동성 공급에 장애가 생김으로써 유동성장세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경제 선행지수의 6개월 이동평균이 지난 1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미국의 IT(정보기술)산업이 꺾이고 중국 경제도 쿨다운될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 증시도 조정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물가가 불안해지고 있는 터에 경제성장률도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자국통화 절상을 유도하고 있으나 정책대응이 쉽지 않아 증시는 상승탄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나, 반등 노리고 사는 것은 부담

주가가 10% 이상 떨어지면 단기반등을 노린 매수세가 나온다. 개인이 이날 704억원 순매수하며 3일 동안 7000억원 가량 순매수한 것은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년 가까이 계속된 긴 상승추세가 꺾인 뒤에는 주가의 등락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단기하락 폭이 커 반등할 수는 있으나 상승세를 이어갈만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되밀릴 공산이 크다. 등락이 반복되면서 한단계 더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종합주가가 이날 822.05까지 떨어진 뒤 하락폭을 줄여 당분간 이 수준에서 지지선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증시를 짓누르는 악재가 해소되고 주가 상승을 이끌 새로운 호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음주 월요일 외국인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보고 결정하는 게 실수를 줄이는 길이다.주식 지금 살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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