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장대음봉과 마지노선

[내일의 전략] 장대음봉과 마지노선

홍찬선 기자
2004.03.25 18:27

[내일의 전략] 장대음봉과 마지노선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주가는 오른 기간만큼 쉰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 뚜겅 보고 놀란다’ ‘증시가 심한 피로감에 쌓여 있다’ …. 종합주가가 뚜렷한 악재가 보이지 않았는데도 장중에 850선이 무너지는 약세가 나타나자 증시엔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아슬아슬하게 불안한 균형을 유지하던 증시가 하락으로 방향을 잡았다. 외국인이 소규모이지만 순매수를 했고, 미국 증시가 보합을 나타냈으며, 닛케이평균주가가 1.46% 오른 상태에서의 하락이어서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높게 한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850선을 지켜냈으나, 기술적 지지선인 60일이동평균(857.86)은 밑돌았다.

시소는 올라가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떨어질 때도 바닥 밑으로는 추락하지 않는다. 올라갈 때는 묶인 게 답답하지만 하락할 때는 안전판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박스권에 갇혀 오르내리는 증시도 시소처럼 절대로 더 내려갈 수 없는 ‘바닥’을 갖고 있을까?

어차피 떨어질 것은 언제든 하락한다..820~830선까지 하락에 대비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34포인트(0.97%) 떨어진 853.38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849.56까지 하락해 850선도 무너졌으나 프로그램 매매가 1006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내 하락폭을 줄였다. 코스닥종합지수도 6.07포인트(1.42%) 하락한 421.9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합주가 하락폭은 8포인트에 불과했지만 투자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지수는 더 많이 떨어졌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거래소 202개, 코스닥 258개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거래소 533개, 코스닥 542)의 절반도 안됐다. 게다가 하이닉스반도체(-8.23%)와 조류독감 관련주 등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종목이 큰폭으로 떨어졌다.

한화석유화학은 거의 하한가인 14.81%로 떨어졌다. 한화종합에너지 지분을 인수한 것이 악재로 작용하기는 했으나 하락폭이 의외로 컸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대림산업 LG석유화학 한국타이어 이수페타시스 등 주가가 4% 이상 급락한 종목이 많았다”며 “지수하락폭은 적었으나 험악하게 하락한 종목이 많다는 것은 핑계만 있으면 주가가 떨어질 정도로 시장이 불안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탄핵으로 인해 주가가 폭락한 뒤 급반등해 한국 주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덜 떨어졌다”며 “세계 증시는 키재기를 하기 때문에 종합주가는 한차례 더 하락해 820~83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3월부터 시작된 대세상승 추세가 하락으로 반전될 가능성 높아져

‘테러가 아니라 경기가 문제야, 이 바보야(It's fundamental, stupid!)'

증시가 경기의 불확실성을 본격적으로 반영할 것이란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그동안 주가하락의 원인을 대통령 탄핵과 테러 및 대만 정정 불안 등으로 돌렸지만 그런 것들은 핑계에 불과하고 경기가 피워보지도 못한 채 시들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이라는 설명이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도 “중국이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해 경기를 본격적으로 조절할 것임을 시사했고, 미국 경제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한국의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출이 주춤거리면 살아나지 못하는 내수도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경기선행지수가 꺾이고 있어 기업의 2/4분기 실적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심리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반면 실물지표가 아직 좋게 나오고 있어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12개월 동안 이어진 주가상승추세는 꺾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장대음봉과 마지노선..PR로는 주가 방어나 상승 이끌어내는데 ‘역부족’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862.30에 거래를 시작해 868.78까지 올랐다가 한때 849.56에 마감됐다. 지수일교차가 19.19포인트에 이르면서 장대음봉(종가가 시초가보다 크게 낮아 매우 긴 음봉을 그리는 것)이 나타났다. 장대음봉은 통상 주가의 추가하락을 예고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지수가 60일이동평균을 밑돌아 기술적으로 볼 때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심리적 마지노선인 850선은 지켜냈다는 것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하지만 실 날 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외국인이 규모는 적지만 순매수(거래소 51억원, 주가지수선물 894계약)를 보인 것도 희망의 끈을 잡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날삼성전자현대차삼성SDI하이닉스등 수출관련 대표주들이 하락해 밝은 전망의 빛을 흐리고 있다.한국전력KT&G한국가스공사동부화재등 이른바 경기방어적 주식들이 강세를 나타낸 것도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매번 반복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주식을 사기보다는 아직 쉬어야 할 때다. 긍정론을 유지하던 사람들조차 ‘확인하고 하자’는 신중론으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주가의 바닥은 시소처럼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철벽바닥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선 지하1층에서부터 몇층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일이다.4무(無) 증시..아픔 뒤의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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