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전강후약,총선후를 기다리며..
26일 증시는 가능성과 한계를 한꺼번에 보여주었다. 1/4분기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언제든 상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는 점이 가능성이라면, 미국 나스닥지수의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상승폭이 장중의 절반으로 축소됐다는 것이 한계였다.
주가가 당분간 큰 폭으로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차익을 실현하는 매물로 나와 갈길 바쁜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2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57포인트(1.24%) 오른 863.95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4.07포인트(0.96%) 상승한 426.02에 거래를 마쳤다.
900 위로 올라가려면 나(20일이동평균)를 밟고 가라
종합주가가 반등했지만 질(質)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날 종가가 시가(866.29)와 고가(873.01)을 밑돌아 약세장의 특징인 ‘전강후약(前强後弱)’이 나타났다. 또 1차 저항선인 5일이동평균(861.78)은 사뿐하게 뛰어넘었지만 2차 저항선인 20일이동평균(875.88)은 가까이 가보기도 전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대장주인삼성전자도 대량거래가 이뤄졌지만 주가 상승폭을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때 55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어 5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85만4116주로 전날(46만8804주)보다 82% 증가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05억원, 주가지수선물을 4796계약 순매수해 반등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오후 2시 이후 선물을 1300계약 이상 팔아 순매수 규모를 6000계약 이상에서 대폭 줄였다.
20일~60일 이동평균에 갇힌 박스권, 총선이후와 ‘깜짝 실적’을 기다리자
요즘 증시는 삼성전자 포스코 등의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좀처럼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훨훨 날아오르듯 상승하지도 못한다. 미국 경제와 추가 테러 등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려는 사람이 없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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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부동산과 채권에 대한 버블(거품)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증시의 눈치를 보는 한국 증시도 저항선을 뚫고 올라가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이 좋은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나 주가가 오르면 차익매물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지수가 20일과 60일 이동평균 사이에 갇힌 답답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두 이동평균이 수렴하는 다음주중에 미국 증시 동향에 따라 추가 상승이나 추가하락의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까지 조정중의 반등 성격이 강하며 큰 방향은 총선 이후에나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나스닥지수가 급반등한 것은 기업의 1/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며 고용지표도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대한 배팅이었다.”며 “미국 나스닥 지수가 그동안 많이 빠져 단기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어 반등했으나 계속 상승하기에는 주변 여건에 부담이 많다”고 지적했다.
오를 타이밍에서 못 오르는 것은 증시 체력이 약하다는 뜻
이날 종합주가 상승률은 나스닥지수(3.02%)와 닛케이평균주가(1.70%) 상승률보다 낮았다. 조익재 팀장은 이에 대해 “미국 주가가 많이 빠졌을 때 한국 주가는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의 반등 폭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종합주가는 올들어 작년말보다 6.6% 올랐으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9%와 1.8% 하락했다.
하지만 닛케이평균주가는 올해 작년말보다 10.2% 상승했다.삼성전자와포스코등의 사상 최대 실적이 예고되어 있지만 한국 증시는 일본보다 홀대받고 있는 셈이다. 일본보다 덜 올랐기 때문에 반등시점에서 일본보다 더 상승해야 정상인데 덜 상승한 것은 일본보다 체력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체력이 약할 때는 힘이 보충될 때까지 쉬는 게 가장 좋은 약이다. 주식투자로 큰 돈 버는 사람은 시장이 쉴 때 크게 무리하지 않고 힘(돈)을 비축해뒀다가, 주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할 때 올인 배팅을 한다. 개미들이 혼조장세에서 적은 이익을 보려다 가랑비에 옷 젖듯 종자돈을 잃는 것과 대조적이다.